‘고령자의 나라’인 일본은 매년 9월 15일을 ‘노인의 날’로 지정해오고 있다. 100세를 넘는 일본 고령자는 지난해보다 3620명이 많은 5만1376명으로, 처음으로 5만명을 넘어섰다고 후생노동성이 지난 14일 발표했다. 그 가운데 87%는 여성이다. 물론 이는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본 최고령자는 교토에 사는 기무라 지로우에몽씨다. 그의 나이는 115세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고령자이기도 한 그는 슬하에 7명(현재 5명 생존)을 두고 있으며, 손자가 14명, 증손자 25명, 현손(손자의 손자)가 13명이다.
그는 90세까지 밭일을 했고 100세가 넘어서도 제초작업을 했다. 외출이 어렵게 된 지금도 누운 상태에서 공중 자전거를 100회 하는 것이 그의 일과다.
아침에 먹는 요구르트와 저녁의 우유 한 잔과 함께 빼놓지 않는 것은 바로 신문읽기.
아침식사를 마친 뒤 1시간에서 2시간 반동안 그는 신문을 읽는다. 칼럼에서부터 외신기사, 스포츠기사까지 신문의 구석구석을 읽는 그는 “많은 것을 가르쳐주니까 전부 재미있다”고 지난 4월 <매일신문>의 인터뷰에 답했다.
“가장 큰 즐거움이자 살아가는 의지가 됩니다. 가능한 사회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요. 사회가 진보하는 것에 따라가는 것이 소원이니까요.”
장수의 나라 일본. ‘왜 일본인은 오래 사는가’ 라는 주제에 대한 공익재단법인 장수과학진흥재단의 분석이 흥미롭다.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른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남성 79.44세, 여성이 85.90세이다.
재단은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왜 긴 것인가에 대한 정답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양한 나라의 집단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장수의 요인에 관한 정확한 국제적 비교연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몇가지 가능성이 있는 장수요인을 기술했다. 의료제도의 정비, 입욕문화, 저지방 고단백의 식생활 습관 등의 이유와 함께 “일본인은 고령이 되어도 일하고자 하는 의식이 높고 실제로 사회참가율이 높다”는 것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퇴직연령’에 관한 일본 정부의 조사(2007년)에 따르면 다수의 고연령자는 ‘나이에 관계없이 일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또한 55~59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도 위의 표에서 조사한 60~64세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55~59세는 '연령에 관계없이 건강하다면 언제까지고 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는 의견이 22.3% 였다.
니가타에 거주하는 타나베씨(92세)는 현재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웃집에 회람을 돌리는 정도는 내 스스로 하고 싶다” 며 ‘주민으로서의 일’을 계속 해오고 있다. 또한 “(돌아가면서 하는) ‘구역 반장’의 일도 내 차례가 온다면 한번 해 볼 생각이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일본에서는 2002년까지는 9월 15일을 ‘경로의 날’로 지정해오다가 2003년부터 ‘노인의 날’로 명칭이 바뀌었고, 9월 15일부터 21일까지를 노인주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고하나 특파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