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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가온 하우스 에너지 절감기술 도입, 경영비 줄여”
“감귤 가온 하우스 에너지 절감기술 도입, 경영비 줄여”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2.09.05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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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열 히트펌프 수축열시스템’으로 연료비 60% 절감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1> 방래홍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새로운 가온 시스템으로 재배하고 있는 하우스감귤을 가리키고 있는 방래홍씨. 
“새로운 가온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경영비를 줄이는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하우스농사에서 연료비 절감은 매우 중요하죠. 앞으로 기름이 아닌 다른 에너지원을 끌어들여 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제주시 영평동에서 하우스농장에서 하우스감귤 0.4㏊(1200평)와 한라봉 0.13㏊(520평)를 재배하고 있는 방래홍 씨(61).

 20년째 하우스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방래홍씨는 새로운 가온 시스템을 도입해 경영비를 절감에 성공했다.
전문적으로 하우스재배에 손을 댄 건 1982년으로, 이제 20년째 접어들었다.

현재 방 씨는 이곳에서 올리는 수입 연간 1억6000만원 정도 된다고 전한다.

12월25일부터 가온해 다음해 8월30일에 따내는 하우스 온주 감귤 35톤에서 얻는 조수입(1억5000만원 가량)과 2월에 수확하는 무가온 한라봉에서 조수입(1000만원 가량)을 합친 것이다.

이 같은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준 비결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에서 권장한 새로운 가온시스템을 도입한 게 결정적이었다.

바로 ‘공기열 히트펌프 수축열시스템’이다.

이전에 하우스를 중유 온풍시스템으로 가온을 할 땐 1000평에 5만ℓ가 들어 연료비 가중으로 경영비 부담이 컸지만 새 시스템을 바뀐 뒤 사정은 달라졌다.

‘공기열 히트펌프 수축 열시스템’은 한마디로 공기열 히트펌프로 물을 데워 물탱크에 저장하는 보일러 난방시스템이다.

공기열 히트펌프란 공기 중 또는 대기 중의 열원을 공기형태로 흡수해 전기와 공기를 혼합해서 공기 또는 물 형태로 방출하는 방식이다.

하우스 안에 설치된 '공기열히트펌프 수축열시스템'
이 시스템을 쓰다보니 하우스에서 병해충 방제, 적과 등 작업 때 온풍 난방기보다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작업 노동력이 향상효과를 봤다.

“당초 탄산가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지중열을 이용한 가온시설을 하려 했지만 이곳은 땅속에서 공기가 나오지 않아 부득이 공기열 히트펌프 수축열 시스템을 선택하게 됐다”는 게 방 씨의 설명이다.

농업기술센터 시범사업으로 2000년 도입, 당초 600평만 보조 나머지 자비부담해서 설치했다.

12월말부터 6월20일까지 공기열히트펌프 수축열시스템(0.2㏊) 가온비를 보면 중유 (1만4000ℓ×1000원)1500만원, 전기료 1000만원,히터400만원을 합쳐 2800만원이다

이를 기름(중유)보일러(0.2㏊)로 가온할 때 드는 비용 3600만원(중유 3만6000ℓ×1000원)과 비교하면 22%(800만원)이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는 셈이 나온다.

방 씨는“새 가온시스템을 써보니 실제 연료비를 60%(2000만원) 절감하는 효과가 있고, 이 같은 에너지 비용절감에 따라 소득이 늘고 감귤의 생육촉진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공기열히트펌프 수축열시스템'으로 가온하는 하우스감에 설치된 기구.
그런데 지난 5월7일 큰 일이 벌어졌다. 새 가온시스템을 쓰는 하우스에 화재가 났기 때문이다

물탱크가 FRP(섬유강화플라스틱)소재였던 게 원인이었다. FRP에 전기 히트봉을 박았는데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불씨가 돼 불이 붙었던 것이다.

때문에 하우스 2채과 FRP물탱크가 모두 타버렸고, 기계도 일부 못쓰게 돼 적잖은 손해를 봤다.

방 씨는 다시 공기열히트펌프 수축열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물탱크를 FRP 대신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서 다시 써보겠다는 계획이다.

이 일을 계기로 방씨는 보다 나은 가온시설을 설치할 생각이다.

“올 10월 감귤을 수확한 뒤 나무를 압축시켜 불을 떼서 물을 데우는 보일러인 펠릿 온풍시스템을 도입하겠다. 그래서 기존 공기열 히트펌프와 접목해서 기름을 안 쓰는 방향으로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펠릿 온풍시스템은 1~2월이 되면 날씨가 추워서 세팅온도가 50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보충시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방 씨의 설명이다.

이를 쓰면 기름을 쓸 때보다 60% 경비 절감효과가 있다고 보일러업계의 평가가 있다는 것이다.

방씨가 감귤농사를 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하우스 감귤을 하겠다고 1억 원을 들여 자체 지하수를 파서 600평을 조성하면서부터였다.

아내 혼자 하는 게 딱하게 여겨 이를 도와주려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1982년부터 본격적으로 감귤재배에 뛰어든 게 오늘에 이르렀다.

감귤 농사를 하면서 방 씨는 앞으로 감귤산업에 대해서도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방 씨는 “경영비의 30%를 차지하는 기름 값이 관건이죠. 기름 값이 내려가면 좋겠지만 해마다 오르는 게 문제죠. 연료비를 절감될 수 있도록 싼 대체연료만 있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 행정이나 관련기관의 보조사업도 이 부분을 고려해줬으면 한다.

“FTA에 대해선 걱정은 되지만 아직까지 피부로 실감할 정도로 느껴지지 않고 있지만,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은 합니다. 그렇다고 기가 죽을 일은 아니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방래홍씨가 재배하고 있는 하우스감귤
방 씨는 자신이 수확한 하우스감귤을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하다 지난해(2011년)부터 감귤협동조합으로 바꿨다

농협에서는 3~7번과만 수매하고 나머지 비상품 감귤을 처리해주지 않고 있지만, 감협에선 하우스감귤은 전량 처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FTA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감귤 판로에 대해 더욱 도움이 절실한 때입니다. 비상품 감귤처리에 정부나 농협이 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방 씨는 하우스감귤을 재배하면서 반드시 지키려는 신조가 하나 있다.

“감귤 당도는 어떤 일이 있어도 12브릭스 이상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방 씨의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기름 값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론 지금 하우스농장이 있는 근처에 2000평쯤 더 늘려 잡감류나 비가림류 감귤을 키우고 싶습니다”

열심히 한 만큼 수확이 나오는 농사가 좋다는 방 씨는 “비교적 자유롭고 정년 없이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농업의 매력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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