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람의 입장에서 제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
“제주사람의 입장에서 제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2.08.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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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제주사람들만을 위한 제주도여행학교 이끄는 이겸 작가

애월읍 하가리 연화못에서 만난 이겸 작가.
제주도를 말하는 수많은 여행 길라잡이 가운데 왜 제주사람들이 쓴 건 거의 없을까. 최근 제주도가 인기 있는 여행코스로 각광을 받으면서 제주를 소개하는 여행책자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서점엔 별도의 코너를 마련해 제주여행을 소개하는 책자들이 나란히 자리를 틀고 있다.

사진작가 겸 여행작가로 세계 곳곳을 누벼온 이겸 씨(44)는 제주 여행 안내책자가 쏟아지는 현 세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제주도 사람들이 말하는 여행은 왜 없을까라며 스스로 문답을 해보곤 한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게 있다. 바로 제주도 사람만을 위한 제주도여행학교’(cafe.naver.com/megustajeju/). 달리도서관(cafe.daum.net/dallibook)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주도여행학교는 1기를 배출하고, 이제 2기 수강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耽羅 탐나」 표지
어딜가든 새롭습니다. 서울을 가도, 외국을 다녀와도. 특히 제주는 모든 게 새롭게 와닿는 곳이지요. 그런데 제주도 사람들은 왜 표현을 하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가장 아름다운 제주도를 표현하질 않아요. 늘 빼어난 자연을 보는 게 일상이어서인지 자신이 처한 주변의 특색을 나타내려 하지 않더군요.”

그는 서울 토박이지만 마냥 제주가 좋아서 제주에 내려왔다.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에 둥지를 튼 그는 제주도 사람들이 제주의 빼어남을 발현하지 않는 걸 끄집어내려 애쓴다. 그래서 제주도여행학교는 탄생했고, 거기에 속한 이들은 고향 제주도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

우린 혼나는 교육만 받아왔어요. 그런데 여행은 누구를 혼낼 일도 없고, 야단을 맞을 일도 없어요. 여행은 비교 대상이 오직 자신뿐이지요. 제주도여행학교에 다니는 제주사람들 개개인을 향해 제주를 바라보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있어요. 그건 바로 자아의식이죠.”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취해서일까, 그 아름다움에 맘껏 젖어서일까,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하려 들지 않는다. 때문에 아름다운 제주도의 가치를 스스로 알리기보다는 소위 육지사람에게 아름다움의 표현을 넘겨준 셈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제주도 사람들이 그 가치를 직접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며 이겸 작가는 말한다.

이겸 작가가 내건 제주도여행학교는 그가 내세우는 논리보다는 수강생의 생각이 우선이다. 그는 사진 찍는 기술과 글쓰기 기술을 곁에서 도와줄 뿐이다. 제주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순전히 수강생들이 해야 할 일이다. 수강생들이 가지고 있던 자아의식을 꺼내도록 도와주는 게 이겸 작가의 몫이다.

해보겠다고 하는 열정과 고향 제주도를 바라보는 인식을 하는 일, 거기에다 자신의 이야기가 들어가면 하나의 여행기는 완성됩니다.”

제주도여행학교 수강생들이 만든「耽羅 탐나」
그와 제주도여행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들은 제주도 사람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제주여행기를 만들고 있다. 1기 수강생들과 함께 탐라(耽羅) 탐나라는 제호를 지닌 책을 펴냈다. 제주도여행학교를 다니는 교육생들이 耽羅 탐나의 편집과 기사, 사진, 기획을 도맡았다.

이제 제주도여행학교는 좀 더 큰 꿈을 꾼다. 제주도 사람들이, 외지의 시각이 아닌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제대로 된 제주여행기를 그려보는 것이다. 이겸 작가는 耽羅 탐나가 쌓이게 되면 제주도 사람들이 바라보는 제주 여행기가 그려지게 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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