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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이의 꿈 "나중에 커서 해군이 돼 강정마을을 지키고 싶어요"
한별이의 꿈 "나중에 커서 해군이 돼 강정마을을 지키고 싶어요"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2.07.3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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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야제 "여러분들은 구럼비 엄마, 치유의 손길 보내달라"

29일 강정포구에서 영화감독 여동균씨의 사회로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촛불 문화제'가 개최됐다. 이날 전야제에는 시인 김선우씨 등 4명의 작가가 공동작업한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가 북콘서트 형식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촛불문화제'가 강정평화대행진이 개최되는 하루 전날인 29일 강정포구에서 열렸다.

영화감독 여균동씨의 사회로 진행된 전야제는 시인 김선우씨와 신예 소설가 이은선씨, 전석순씨, 화가 나미나씨가 공동 작업한 강정마을 동화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가 북콘서트 형식으로 소개됐다.

이은선 씨는 "4.11 총선 이후 제주해군기지 기사가 싹 사라졌다. 언론이 침묵한다면 책으로라도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내게됐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동화의 주인공인 한별이는 구럼비 해안에서 물질하는 할머니와 친구가 있는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해군이 되겠다고 꿈꾸는 아이다. 구럼비 또한 한별이에게는 엄마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게 되면서 구럼비 바위가 다이너마이트에 폭파되고, 시멘트로 뒤덮이게 된다. 이를 반대하는 마을주민과 활동가는 공권력에 연행되고, 벌금 폭탄을 맞게 된다.

결국은 평화는 무력이 아닌 평화로 지켜야 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북 콘서트를 연출한 극단 '종이로 만든 배' 관계자는 "김선우 시인을 만나 강정마을의 진실을 알게 됐다. 작업을 준비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강정의 현실을 바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와 강정을 소재를 다룬 동화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

극단 '종이로 만든 배'가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를 북 콘서트 형식으로 연출하고 있다.

이날 발간된 따끈따끈한 이 동화책의 첫 주인공은 미국 LA에서 강정평화대행진을 위해 제주에 방문한 조문석씨(52)에게 돌아갔다.

작년부터 트위터를 통해 강정마을과 해군기지에 대해 알게 된 조문석씨는 직장에서 일주일간 휴가를 내고 어제 제주에 내려왔다.

그는 제주와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평화대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화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의 첫 주인공 조문석씨. 미국 LA에서 휴가를 내고 강정에 방문한 조씨는 일주일동안 강정평화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정마을에 힘을 보태기 위해 방문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여기에 계신 분들은 구럼비에게 엄마같은 존재다. 여러분들은 살점이 뜯겨져간 구럼비 바위의 아픔의 소리를 듣고 이 자리에 찾아왔다. 엄마의 치유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평화대행진 참가차 함양에서 제주에 방문한 조성덕씨(58)는 "제주도는 평화의 섬으로 남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국책사업이라도 지금 당장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절차상으로 무리를 하면서 순수한 주민들의 삶까지 망치는 것은 안된다. 국책사업이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전야제에 참석한 사람들. 이들은 오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강정평화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제주도민이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침묵을 깨고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내비쳤다. 이날 전야제에 참석한 대다수는 도외에서 왔다.

'제주도민이 관심이 멀어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강 회장은 "그건 아니다. 침묵하고 있다고 본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있을 것이고, 진실을 알려는 마음도 있지만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여기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육지부들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 왔다. 평화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옆에 있다.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일부터 평화대행진이 시작하는데 도민들이 이걸 보면서 느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정치를 하는 것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다. 당리당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더 나은 세상이 온다. 신출내기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정치에 입문하지만, 나중에 가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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