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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판 모세의 기적’ 서건도에 연륙교를 놓겠다구요?
‘제주판 모세의 기적’ 서건도에 연륙교를 놓겠다구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6.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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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비 신청사업 중 서건도 해양레저공원 조성사업 ‘논란’ … “신비감 사라질 것”

하루 두번씩 바닷길이 열리는 '제주판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서건도의 모습.

제주도가 내년 민군복합항 주변발전계획에 따른 국비 신청 사업 중 하나로 서건도(일명 썩은섬) 해양레저공원 조성사업을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내용 중에는 서건도와 제주도 본섬을 잇는 연륙교 설치 구상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자연환경 훼손 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소중한 관광자원을 스스로 없애버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4일 기획재정부 지방재정협의회 회의에서 모두 20개 현안 사업에 국비 1042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도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주변지역 발전계획에 따라 11개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11개 사업 가운데 서건도 해양레저공원 조성사업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사업 내용 중에는 낚시 및 보행테크 연륙교, 해상펜션 등 구상이 함께 들어 있다. 총사업비 60억원 중 내년에 국비 7억원과 지방비 7억원 등 14억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건도의 경우 하루에 두차례씩 썰물 때마다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다. 이 때문에 ‘제주판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리를 놓지 않고도 쉽게 건너갈 수 있는 섬이라는 것 자체가 자연 그대로의 훌륭한 관광상품인 곳이다.

고제량 (주)제주생태관광 대표는 “섬은 섬으로서의 존귀함이 있는데 다리를 놓는 것 자체가 섬의 특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일단 연륙교는 불필요하며, 연륙교가 놓이는 순간 서건도에서 ‘모세의 기적’이라고 하는 신비감도 사라져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고 대표는 “서건도의 원래 이름이 ‘썩은섬’인 이유는 섬을 이루고 있는 화산회토의 지질 특성상 단단한 암반이 아니라 부서지기 쉬운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리를 놓아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할 곳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너무 쉽게 이뤄지게 되면 자연의 수용능력을 무시한 채 파괴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 해양개발과 관계자는 “내년에 3억원을 들여 관련 용역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연륙교 등 사업 내용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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