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대안? ‘생명평화의 섬’이 답이다!”
“제주해군기지 대안? ‘생명평화의 섬’이 답이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5.08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용인 교수, 토론회에서 자연 치유․비무장 평화 등 포함한 ‘생명평화의 섬’ 구상 밝혀

제주대 신용인 교수
정부와 강정마을 주민들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제주해군기지의 대안으로 제주를 ‘생명평화의 섬’으로 거듭나도록 하자는 구상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주목된다.

8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제주해군기지, 대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신용인 제주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제주국제평화대회 참가자들과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및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읍면동대책위원회가 천명한 바 있는 ‘제주 평화의 섬’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신용인 교수는 우선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주된 논리 중 하나인 지역경제 발전의 대안으로 ‘쉼과 치유의 본향인 자연 치유의 섬’을, 국가안보의 대안으로 동아시아의 비무장지대(DMZ)인 ‘비무장 평화의 섬’을 제안했다.

또 적극적 평화의 중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인권과 정의’를 망라하는 개념으로 ‘생명평화의 섬’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신 교수는 이를 위해 우선 1단계로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를 거쳐 백지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 부분에 대해 신 교수는 “만일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전돼 버린 경우라면 민군복합항이 아닌 민항으로의 전환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그러나 그 부지에 민항이 아닌 생명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강조했다.

2단계로 신 교수는 허황된 장밋빛 비전에 불과한 국제자유도시를 폐기하고 자연 치유의 섬 및 비무장 평화의 섬 실현, 평화인권위원회 설립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명 평화의 섬을 제주의 새로운 비전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3단계로 현재의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폐지하고, 제주 생명평화의 섬 비전과 내용을 담은 가칭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 및 생명평화의 섬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새로운 특별법에 제주 비무장 평화의 섬 정책 추진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 4단계로 신 교수는 새로운 특별법에 근거해 체계적인 ‘생명평화의 섬 종합계획’과 ‘강정생명평화마을 발전계획’을 수립, 이를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신 교수의 구상은 평화인권위원회를 통해 제주지역의 인권을 신장하고 정의를 세우는 한편,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국제협약 체결 등을 통해 제주를 비무장지대화하고 제주에 ‘동북아평화포럼’을 창설한다는 데까지 나아갔다.

신 교수는 이에 앞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가 과연 국가안보를 위한 사업인지 등에 대한 정부와 해군의 주장과 이에 대한 반론을 통해 정부 구상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우선 정부와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제주도 남방 배타적 경제수역 및 해양교통로 보호 등 국가안보 필요성’에 대해서는 본래 해군이 아닌 해경의 소관업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지난해 5월 해양경찰청이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제주도 남방 배타적 경제수역 및 해양교통로 보호는 해군이 아닌 해경의 소관업무이며, 제주 인근 해상의 경우 해군의 호위를 필요로 할 정도의 특수상황은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답했던 내용을 제시했다.

또 정부와 해군이 주장하는 ‘이어도 수호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국과 중국의 공식 입장은 이어도는 수중 암초에 불과하며, 영토분쟁의 대상이 아니고 이어도 해역은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겹치는 곳이므로 한중 양국이 유엔해양법 협약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일축했다.

특히 신 교수는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미국은 자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대중국용 기지로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려 할 것이고, 이 경우 우리나라는 본의 아니게 두 강대국 사이의 패권 경쟁에 말려들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해군기지가 오히려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지역경제가 발전한다는 논리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 봐도 의문이 들 정도로 엉성하고 모순적”이라며 “제주도민 중 적지 않은 수가 이같은 논리에 현혹되고 있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제주가 미래에 대한 제대로 된 비전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에 따라 현재 제주도가 추진중인 국제자유도시나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주장하는 하와이 모델에 대해 “둘 다 중앙의 이해관계와 자본의 논리에만 치중한 것으로, 결코 제주다운 비전이 될 수 없다”며 자신의 ‘생명 평화의 섬’ 구상을 제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제주해군기지, 대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8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김민호 제주대 교수의 사회로 고제량 제주생태관광 대표, 고창훈 제주대 교수, 양길현 제주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 및 재논의를 위한 제주지역교수협의회,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및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읍면동 대책위원회, 제주도의회 박원철․강경식․이석문 의원, 제주대안연구공동체가 함께 마련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