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지역에 대해 등급을 구분해 보전지역으로 지정, 보전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용역 결과가 나온 데 대한 우려 섞인 자문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1일 열린 ‘곶자왈 보전 및 현명한 이용 대책 마련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용역 자문 역할을 맡은 자연환경국민신탁 전재경 대표이사는 “용역 보고 내용 중 ‘권역별 등급화 이용 방안’에서 곶자왈 자체를 완충지역과 전이지역으로 구분하는 것은 축소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재경 대표이사는 이 부분에 대해 “사유지나 이미 개발된 지역에 대한 고려 때문에 곶자왈 내부에 완충지역과 전이지역을 설정하면 곶자왈이 갈수록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곶자왈 바깥 지역을 완충지역 및 전이지역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조례에 의한 보전지역 지정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 대표이사는 “곶자왈의 가치는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하다”며 “법률상 보전지역으로 조속히 지정돼야 하며, 법률상 요건에 일부 장애요인이 있다면 자연환경보전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전 대표이사는 “보전방안이 너무 현상에 얽매여 있다. 보전의 범주에 ‘복원’의 개념을 포함시켜 훼손된 곶자왈 지역에 대한 복원 조치가 가능하도록 경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보완 사항으로 전 대표이사는 “기술적인 보전 조치 이외에 사유지를 중심으로 하는 개발 압력이나 매각 충동을 해소시킬 수 있는 사회경제적 운동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현재 제주도내 NGO들과 중소기업 등이 자연환경국민신탁과 함께 ‘곶자왈포럼’을 형성하여 전개하고 있는 공유화 캠페인을 국민운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보고서에 언급돼야 한다는 점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용역보고서에서 조사단은 보전·관리 방안으로 신속한 관련 조례 제정과 중요 지역의 보존지역 지정 등을 제시했다.
또 2차훼손 방지를 위해 곶자왈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사이버 곶자왈 종합안내센터' 설치 등을 제시하면서 자연성·훼손의 정도·휴양기회 제공 정도 등을 토대로 핵심보전지역과 완충보전지역, 전이보전지역 등 세 가지로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용역은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센터장 감상규)가 대표기관을 맡았고 제주대학교와 (사)곶자왈사람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