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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혼돈',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신자유주의 '혼돈',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6.11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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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6.10항쟁 19돌 즈음한 의미와 과제 소고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인 6.10항쟁이 어제로 19돌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6.10항쟁의 기억은 벌써 20년의 쳇바퀴를 돌고 있다.

6.10항쟁은 제주에서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 제주 학생운동권과 재야운동권이 구심점이 되어 제주시내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민주화'의 함성은 그동안 숨죽여 살아야 했던 민중의 목소리를 거리로 터져나오게 하였다. '체육관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 직선제 헌법 개정을 이뤄내는 국민의 승리로 이어졌다.

1987년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의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은폐·축소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장기집권음모를 획책하는 군사독재정권에 맞선 시위는 전 국민적 분노로 치솟아 올랐다.

#국민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민주화의 완성점으로는 이어지지 못해

급기야 6월 9일 당시 연세대생이었던 이한열 군이 시위과정에서 머리에 박힌 최루탄 파편으로 사경을 헤매게 되자, 산발적으로 전개되던 민주화 투쟁은 야당과 재야민주세력이 총결집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결성으로 이어졌다. 이 국민운동본부는 비폭력투쟁 민주헌법 쟁취를 선언, 전국민적 민주화 투쟁의 구심체가 되었다.

국민운동본부는 박종철고문살인규탄 및 호헌철폐국민대회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여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같은 날 민주정의당의 노태우 대표위원이 집권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되자 전두환정권 간선제 호헌방침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은 급격히 확산, 분출되었다.

15일까지 전개된 명동성당농성투쟁, 18일 최루탄추방대회, 26일 민주헌법쟁취대행진에 이르기까지 20여일간 전국에서 연인원 5백여만 명이 참여하여 직선제개헌 민주화촉구를 위한 거리집회·시위·농성 등이 계속되었다.

특히 26일 시위에는 전국 33개 도시와 4개 군·읍 지역에서 100여만 명이 참가, 6월항쟁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민저항운동이 대규모로 확산되어가자 전두환 정권은 시국수습을 위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마침내 6월29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의 이른바 '6·29선언'이라는 직선제개헌 시국수습특별선언이 발표되었다. 1948년 해방 이후 민주화를 갈망하던 국민의 대 승리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6.10 민주항쟁이 국민승리로 귀결된 후에도, 미완의 과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 던져져 있었다. 문민정부 출범으로 군사독재정권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하지만, 사회 민주화의 완성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보수화 경향...무심코 지나쳐버린 6.10항쟁 19돌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급격히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사조는 민중의 미래를 또다시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사조는 민주세력에 있어서도  혼돈 그 자체다. 복잡한 현실에 대한 실질적 대안은 좀처럼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사회의 보수화 경향은 더욱 큰 우려를 갖게 한다. 5.31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쏠림현상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덧붙여 안타까운 점은 6.10항쟁 19돌이 무심코 훌쩍 지나가 버렸다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6.10항쟁과 관련한 조촐한 행사 하나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90여명이 6.10항쟁 기념식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대로, 민주화추진협의회 출신인 한나라당 이규택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모든 국민의 염원을 담고 있는 6.10항쟁을 맞고도 당에서 성명서 하나 내지 않은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성토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6.10항쟁 19돌을 무심코 지나쳐버린 것은 유독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닌 듯 싶다.

#신자유주의 '혼돈' 정리하고, 미래를 제시하려는 노력 필요

당면한 한미 FTA협상을 비롯하여 신자유주의 물결이 우리 사회를 급속히 압박하는 이 시점, 6.10항쟁의 정신과 의미를 되살려 오늘에 맞게 다시 일구고자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19돌은 그렇게 지나쳤지만, 이제부터라도 하나 하나를 정리하고 희망의 싹을 키워보려는 노력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우선 제주에서라도 6.10 항쟁 20돌을 맞기 전에 제주 민주화운동사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6.10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부단한 활동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산발적인 목소리 보다는 혼돈을 정리하고 희망을 제시하려는 정리하려는 노력이 더욱 요구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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