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단의 대표 시인 중 한 명인 문충성 시인이 편운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4일 (사)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문충성 시인이 제22회 편운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충성 시인은 수상작인 시집 ‘허물어버린 집’에서 제주도의 역사적 음영과 사회적 현실을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형상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시집 ‘허물어버린 집’은 제주와의 교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해온 그의 10번째 시집이다.
모두 4부로 이뤄진 이번 시집의 1부에서 그는 1947년 3월1일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를 붉은 피로 물들인 ‘제주 4·3 사건’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때로 우리를 토벌했습니까/ 우리는 때로 우리를 습격했습니까/ 제주 섬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산폭도가 되고 빨갱이가 되고/ 산간 마을들 불탔습니까 그 섬마을 사람들/ 총에 맞고 죽창에 찔려 죽임을 당했습니까 비록/ 그 비참한 삶이 지난 세기 1940∼50년대뿐이었겠습니까/ 제주 바다 수평선 건너온 사람들/ 그 사람들 핏빛 이데올로기들/ 10대 나의 소년은 낯선 겁에 질려 말조차 잃어버렸습니까”
(‘우리는 때로 우리를 토벌했습니까’ 중)
제주작가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계간 「문학과지성」으로 등단한 후 20여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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