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72)가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준태 5.18기념재단 이사장)는 17일 오후 3시 ‘2012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문정현 신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광주인권상은 지난 2000년 5.18 기념재단이 제정, 민주․인권․평화를 위해 공헌한 국내외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 시상해오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수상자 결정문에서 문정현 신부에 대해 “권력의 탄압이 사법살인으로 치닫던 1970년대의 개발독재 시대부터 1980년대의 군사정권을 거쳐 지금 제주 강정마을에 이르기까지 가톨릭 사제로서 부당한 국가권력에 저항하고 고통받고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위로하는 동시에 생명과 평화운동을 온몸으로 전개하는 일관된 삶을 보여주고 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심사위는 “수상자의 삶을 통해 우리는 부당한 권력에 대해 투쟁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인권, 생명과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며 “지난 4월 6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 현장에서 추락 사고로 병상에 누워있는 수상자의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지난 1974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결성을 주도하고 이듬해 인혁당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사형을 당한 사형수들의 시체를 빼돌리는 경찰 트럭을 저지하다가 치여 부상을 당한 후유증으로 지금도 다리가 불편한 상태다.
지난해 7월부터 주소를 제주 강정마을로 옮겨 주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문 신부는 지난 6일 사순시기 성주간 행사 중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던 중 해양경찰과 테트라포트 위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떨어져 제주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미디어제주>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정현 신부님 같은 분이 그런 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문 신부님은 어려운 서민들이 고통받는 현장을 다 찾아다니시는 분”이라며 “빨리 쾌유하셔서 다시 힘없고 고통받는 사람들 편에 서주시길 기원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