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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서 관광객 독점 영업 '조폭 택시조직' 적발
제주공항서 관광객 독점 영업 '조폭 택시조직' 적발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2.03.18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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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폭력.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공금횡령.개인정보 유출...전.현직 회장 등 19명 입건

제주국제공항에서 장거리 손님을 독점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택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장거리 택시승강장 내에서 상습적인 폭력을 휘두르며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을 독점 영업해 오던 조직폭력배형 택시조직원 전 회장 김모씨(55), 현 회장 김모씨(47) 등 2명을 구속하고 17명을 불구속 입건, 조사 중이다.

경찰조사결과 이들 택시조직은 지난 2003년부터 공항에 도착하는 장거리 관광손님들을 독점하고, 송객수수료 등을 받는 등 이권을 장악할 목적으로 조직을 결성, 지속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항 내 장거리 택시승차장에 조직원 택시 20여대와 자신들을 인정해주는 60여대의 택시외 다른 택시는 장거리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상습적인 폭력과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공금 횡령, 개인정보 유출 등 불법을 저질러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공항 장거리승차 장악 조폭력 택시 계보도.
이들은 회장, 고문, 감사, 운영부장, 총무, 조직부장, 행동대원 등 서열별로 조직을 만들고,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조직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행동강령은 △회장 지시에 절대 복종한다 △장거리 승차장에 다른 택시기사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회원이 다른 기사들과 다툴 때 도와준다 △장거리 장악을 위해 폭력을 행사할 경우 합의금을 준다 △의무적으로 관광을 나가고 반드시 협력업체를 들려 전표를 받아온다 △원례 모임과 긴급소집에는 이유불문 참석한다 등이다.

이들은 매월 2차례 모임을 개최하며 2회 불참시 조직에서 강제 탈퇴시키고, 정기적 체육대회와 단체여행 등을 통해 결속력을 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다른 택시들이 장거리 택시 승강장에 대기할 경우 나이 든 택시기사에게 참기 힘든 모욕적인 욕설하고, 2~3명이 모여 다른 차량을 발로 툭툭차고 차를 빼라며 위협적인 언동을 했다.

계속 불응할 경우 젊은 조직원으로부터 폭력을 행사하게 해 일반 택시기사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도록 했다.

특히 매일 장거리 택시 승강장 1~10번까지 순번은 모두 지산들이 1차로 관광손님을 태우도록 내부 규율을 정하고, 비회원들에게는 운행요금 외에 특별한 이익이 없는 일반 장거리 손님을 태우도록 했다.

승차장 맨 앞에서 후진으로 역주행하는 방법으로 새치기를 하면서 일반 택시기사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왔다.

피의자 K씨가 택시를 파손하며 사용한 골프채
이 과정에서 행동대원 격인 조직원이 폭력으로 경찰에 입건될 경우 합의금과 벌금까지 회비에서 지불해 주는 방법으로 폭력을 종용하고, 자치경찰단 주차단속원드에게는 골프채를 휘두르며 행패를 부리는 방법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

독점을 통해 관광 손님을 태우고 제주지역 특정 관광 사업장, 음식점, 농산물 판매점 등 집중 안내해 주는 조건으로 스폰비, 수수료, 주유소 쿠폰 등을 받아 왔으며, 불우이웃 돕기를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같은 방법으로 지난 1년간(2010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약 57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어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외에도 개인별 연간 수천만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두목급 조직원은 협력업체를 직접찾아가 스폰비와 불우이웃 돕기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면서 일정 금액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는 방법 등으로 500만원 상당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항내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동료 조직원들을 중시믕로 공항전문 콜택시 회사를 설립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콜택시 회사의 고객의 정보를 빼내 영업을 했다.

이같은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에서 상습폭력 등 행위와 바가지 요금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 등 제주 관광의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을 초례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폭력에 가까운 모욕적인 언동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일부 피해자는 다시는 공항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장원석 강력계장이 택시조직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 계장은 "앞으로 추가 피해여부에 대한 수사와 이들의 자금에 대한 흐름을 확인해 불법 수익과 사용처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범죄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 폭력행위와 업무방해 사건에 대해 조직폭력배에 준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집단폭행 등)을 적용해 전.현직 두목급 2명을 구속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장원석 강력계장은 "앞으로 추가 피해여부에 대한 수사와 함께 이들의 자금에 대한 흐름을 확인해 불법 수익 또는 사용처가 있는지도 확대 수사할 계획"이라며 "향후 자치경찰, 공항 등과 협조해 국제관광지의 관문 역할을 하는 제주공항에서 불법과 무질서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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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생이 2012-03-19 08:02:49
그거하나 해결하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