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의 정령이 찍은 사진이죠”
“구럼비의 정령이 찍은 사진이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3.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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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구럼비 바위 실제 촬영자인 정우철 감독이 전하는 촬영 뒷얘기

“이 사진은 제가 셔터를 눌렀지만 제가 찍은 게 아닙니다. 구럼비의 정령이 찍은 거라고 생각해요”

해군의 구럼비 해안에 대한 발파 작업이 진행되면서 전국적으로 구럼비 바위가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구럼비 바위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폭제가 됐던 국제사진공모전 수상 작품의 촬영 뒷얘기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다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제주도 주최 국제사진공모전 은상 수상작 '강정마을'.

당초 미국인 매튜 호이씨 이름으로 출품됐던 ‘강정마을’의 실제 촬영자인 정우철 영화감독이 전하는 촬영 당시 상황은 이렇다.

사진 속의 주인공인 매튜가 정 감독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건넨 카메라는 매튜가 미국에서 제주에 오면서 가지고 왔던, 손바닥 크기보다도 작은 디지털 카메라였다.

하지만 정 감독이 마지막 한 컷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카메라 전원이 꺼져 버렸고 어떻게 찍혔는지 곧바로 확인하지도 못한 채 매튜에게 카메라가 전해졌다.

정우철 영화감독
“보통 카메라가 방전되는 순간에 사진이 찍히게 되면 주변의 빛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색감이 붉게 표현되는데, 이 사진은 전혀 그렇지 않은 채 구럼비 바위의 신비스러운 풍경을 기가 막히게 제대로 담아냈어요. 이건 제가 찍은 게 아닙니다. 구럼비의 정령이 찍은 거라고 생각해요.”

8일 구럼비 해안 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만난 사진 촬영자 정우철 감독의 얘기다.

이 사진은 세계적인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지난 2월 3일 환경전문지 <온어스(On Earth)>에 ‘제주도의 싸움 : 군비 경쟁이 한국의 낙원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가(The Battle for Jeju Island: How the Arms Race is Threatening a Korean Paradise)’라는 제목의 기고를 올리면서 함께 게재돼 전세계적으로 구럼비 해안의 아름다움과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제주도가 주최했던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제주 제3회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의 공식적인 수상자는 여전히 사진 속의 주인공인 매튜 호이씨로 기록돼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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