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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설계 오류’ 반박에 재반박 … “진실은?”
제주해군기지 ‘설계 오류’ 반박에 재반박 … “진실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2.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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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반박 보도자료 관련, 강정마을회‧범대위 ‘공동입장문’ 통해 재반박

제주해군기지 조감도

국무총리실 기술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 이후 연일 국방부와 정치권, 강정마을회, 해군기지범대위 등의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국방부의 해명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또 쟁점 사항에 대해 잡아떼고 있는 부분은 어떤 내용일까?

지난 19일 국방부가 제주해군기지 설계에 오류가 있다는 기술검증위 검증 결과 언론 보도 내용을 반박한 데 대해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범대위측이 장문의 ‘공동 입장’을 발표, 국방부의 반박 내용을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 국방부, “검증위 보고서에 ‘설계 오류’에 대한 언급 없다(?)”

우선 국방부 주장의 핵심 요지는 기술검증위원회의 보고서에 설계 풍속, 횡풍압 면적, 항로법선, 선박 시뮬레이션 난이도 등에서 설계 오류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15만톤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이 불가능하다는 언론 보도는 ‘확대 해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 등은 “국방부가 명명백백히 드러난 제주해군기지 설계 오류를 부인하고 검증위 결과를 공사 강행을 위한 요식행위로밖에 여기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 강정마을회, “시뮬레이션 적용 초속 7.7m가 설계기준이라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

강정마을회 등은 우선 “시뮬레이션 실시에 적용한 풍속 7.7m/sec에 대해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을 준용한 것이며 검증 보고서에서도 이를 오류나 잘못으로 지적하지 않았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금까지 7.7m/sec로 선박 입출항을 설계한 부두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고, 특히 제주도내 항만 설계를 위한 한계 풍속은 14m/sec를 적용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와 해군은 풍속값 7.7m/sec를 적용, 마치 크루즈선 입출항이 가능한 것처럼 시뮬레이션을 조작했다는 것이 강정마을회 등의 반박 내용이다.

마을회 등은 “이런 점에서 검증위 보고서가 설계 풍속을 14m/sec를 적용해 민군복합항 설계에 대한 접이안 시뮬레이션을 재실시하도록 권고한 것은 7.7m/sec를 적용한 현재의 설계를 사실상 전면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해군 적용 횡풍압면적 8584.8㎡는 15만톤급 크루즈선 아닌 7만톤급에 해당”

선박 시뮬레이션에서 해군이 적용한 횡풍압면적이 용역연구원의 오기일 뿐 오류나 잘못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마을회 등은 혀를 내둘렀다.

“해군이 적용한 횡풍압면적(8584.8㎡)은 15만톤 크루즈선이 아닌 7만톤급 수준을 적용한 것”이라는 게 마을회 등이 반박하는 핵심 내용이다.

마을회 등은 “이는 선박 시뮬레이션 설계에서 중대한 오류”라며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실제적 횡풍압면적(13,223㎡)은 7만톤급의 1.5배에 달하며 만약 현행 설계대로 공사가 강행된다면 선박 입출항시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해군기지 조감도

# 국방부, 항로법선 설계 관련 검증위 보고서에 명시된 내용마저 부정

항로법선 설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마을회 등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검증위 보고서는 명백히 “여객선이 항만에 입출항하기에 적정하지 않으므로 항로법선을 설계 기준에 맞도록 교각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은 <미디어제주>도 보고서 사본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마을회 등은 “검증위의 결론은 제주해군기지 항로 법선이 매우 좁고 가파르게 굽어 있어 현재 설계대로라면 항로 계획선이 남방파제를 침범하게 되고 항로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제주도의 주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항로법선 설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국방부의 주장은 ‘아전인수’격 주장이라는 것이다.

# 운항난이도 관련 국방부 주장, “결정적 하자 덮으려는 꼼수”

마을회 등은 운항난이도와 관련된 국방부의 주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 부분에 대해 “남방파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서방파제의 경우도 15만톤 크루즈 접이안에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의 민군복합항 검증 TF팀에 따르면 “남방파제의 경우 입항시 바람 조류 등의 영향으로 항로 이탈과 항만 입구부 정온도 미확보로 선박 안전 확보에 지장이 우려되며 출항시에도 풍속 26.2m/sec(해군이 설계·시공 일괄입찰시 요구했던 풍속값)을 적용할 경우 안전 확보가 극히 곤란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서방파제의 경우 풍속 7.7m/sec를 적용, 항로법선 77도, 자력 조정 접이안 등의 조건에서도 주관적 운항난이도가 6~7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회 등은 “풍속 기준 값을 14m/sec로 하고 15만톤 크루즈선의 실제적 횡풍압면적을 적용할 경우 15만톤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그런데도 국방부가 마치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결정적 하자를 덮으려는 꼼수”라고 강조했다.

# “검증위, 크루즈 입출항 시뮬레이션에 낙조류.남서풍 조합 케이스를 누락시킨 이유?”

강정마을회 등은 총리실 주관 기술검증위가 제주도의 요구대로 풍향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른 선박 입·출항 시뮬레이션에는 밀물과 썰물에 맞춰 창조류에 북동풍(NE)을 조합한 케이스와 낙조류에 남서풍(SW)를 조합한 케이스 둘 다 적용했지만, 유독 크루즈선박 입·출항 시뮬레이션은 낙조류에 남서풍(SW)를 조합한 케이스를 누락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마을회 등의 주장이다.

따라서 마을회 등은 “낙조류에 남서풍(SW)을 조합한 케이스를 비공개한 해군은 당장 자료를 공개하고 투명하게 검토받아야 하며, 또한 항내 정온도(파도에 의한 항내 정숙성), 풍향과 풍속에 따른 계류안정성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계류 안정성에서도 많은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고, 항로법선을 완화하기위해 항구 개구부 재설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회 등은 “항구라는 특성상 어느 하나의 문제는 다른 요소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기에 총괄적인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며 총리실에 기술검증위를 재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해군기지 조감도

# 강정마을회 등 “기술검증위 결과마저 무시하는 국방부 태도 강력 규탄”

마을회 등은 “제주도와 국회, 국방부와 총리실까지 참여한 기술검증위원회의 결과를 무시하고 제 갈길을 가겠다는 국방부의 오만하고 고압적인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 해군기지 민군복합항의 설계 오류가 명확히 확인된 이상 국방부는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해군기지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국방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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