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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경 장편소설 집필 예정 … 고향보다 제주 더 사랑해”
“중국 배경 장편소설 집필 예정 … 고향보다 제주 더 사랑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1.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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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평화 릴레이’ 강정마을 가는 길에서 만난 조정래 선생

한국 문단의 거대한 산맥을 이룬 소설가 조정래 선생(69)이 <미디어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신작 소설에 대한 구상을 최초로 밝혔다.

20일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한국작가회의 '글발글발 평화 릴레이' 마지막 구간을 걷기 시작한 한국 문단의 두 거목 조정래 선생과 현기영 선생.

조정래 선생은 지난 20일 한국작가회의 ‘글발글발 평화 릴레이’ 마지막 구간인 중문 관광단지 입구에서 강정마을까지 걷는 동안 이뤄진 본지 단독 동행 인터뷰에서 최근 신작 구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는 4월부터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을 집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작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집필에 몰두하는 게 그의 스타일이다. 조정래 선생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오늘이 공식행사 참석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평화 릴레이가 신작 소설 집필 전에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공식 행사가 된 셈이다.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당연히 공식행사에 못 나오죠. 한 권이 아니라 세 권을 써야 하고, 금년 11월까지 마쳐야 하니까.”

그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써야겠다고 처음 생각을 한 것은 1990년대 말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중국이 경제 발전을 급속도로 이루면서 우리나라 기업도 이미 많이 가있고 ‘전 세계의 공장’이라 명명하기까지 하잖아요. 그때부터 중국이 강대해지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서 14~15년 전부터 쓰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모든 작품마다 사전에 꼼꼼한 취재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것처럼 이번 신작도 이미 치밀한 준비 작업을 다 해놓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질문을 하려는데 곧바로 묻고 싶은 얘기를 다 털어놓는다.

“3~4년 전부터 자료를 구체적으로 모았고 지난달에 중국에 한 달 동안 가 있으면서 취재하고 돌아왔어요. 마지막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죠.”

조정래 선생과 현기영 선생이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정래 선생은 평화 릴레이 구간을 걷는 내내 제주작가회의 허영선 시인과 함께 얘기 꽃을 피웠다.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손자에게 “늙는 것도 인생이에요”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활짝 웃는 그의 얼굴 모습은 여전히 건강해 보였다.

함께 걷던 제주작가회의 허영선 시인이 “제주의 올레 길도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고, 걷는 것도 좋아하신다”고 거들자 조정래 선생은 대뜸 “나는 제주를 내 고향보다도 더 사랑해. 그래서 제주도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다 참여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걷던 중 길가의 어느 집 마당에 있는 ‘나스’ 귤나무를 보자 반가워하며 “제주도 분들이 세 박스씩 저걸 보내주면 집에 두고 일년 내내 먹는다”고 말했다. “낮잠 자고 나서 하나 먹으면 그 시원한 맛에 잠이 확 달아나 글 쓰기에 집중할 때 그만”이라는 게 이유였다.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 이런 걸 어떻게 먹어요”라고 할 때면 “쓴 맛, 신 맛, 그러면서도 시원한… 이게 인생의 맛이야”라고 얘기한다는 그에게서 더욱 제주를 각별히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 바리케이트를 보면서 그가 단호한 목소리로 내뱉은 말도 이처럼 제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 선 조정래 선생. 그는 "이제 국민들이 '결사반대'가 무슨 뜻인지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국민들이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결사반대’가 무슨 뜻인지 확실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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