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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이어진 약속 ‘손끝으로 읽는 오름’ 바다로 가다!
6년간 이어진 약속 ‘손끝으로 읽는 오름’ 바다로 가다!
  • 김정호 기자
  • 승인 2011.10.30 09:0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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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오르미, 시각장애인들과 도보여행...10회째 아름다운 동행 ‘훈훈’

한동호 오름오르미 전 회장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도로여행 코스와 지명의 유례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오름에 푹 빠진 동호인들이 시각 장애인들과 함께 정기적인 도보여행과 오름탐방을 진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1999년 탄생해 올해로 창립 12년째를 맞은 오름동호회 ‘오름오르미들(http://orumi.net. 회장 홍성은)’다.

오름오르미는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후 2시 시각장인 20여명과 함께 제주시 조천읍 해안도로에서 ‘제10회 손끝으로 읽는 오름’ 행사를 진행했다.

정회원 30여명과 온라인 회원 1100여명이 활동 중인 오름오르미는 교육계 종사자를 중심으로 산이 좋아 뭉친 오름모임이다.

지난 2005년 김승태(제주제일고 교사) 회원 등이 제작한 오름책 ‘오름길라잡이’의 탄생과 함께 시각장애인들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도내 100개 오름을 소개한 이 책을 제주도문화정보점자도서관에서 점자책으로 번역해 발간하면서 인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해부터 오름오르미와 시각장애인들은 매해 1~2회씩 오름과 도보여행을 하며, 6년째 우정을 키워나가고 있다.

오름오르미 회원들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조천포구의 관곶을 출발해 함덕 해안도로를 함께 걷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2005년 12월 용눈이오름을 시작으로 다랑쉬와, 원당봉, 영주산, 새별오름, 정물오름 등 10여개 오름을 오르미 회원들과 함께 올랐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름이 아닌 해안가 보도여행을 택했다. 억새를 등에 지고 가을 바다향기를 맡고 싶다는 요청에서다.

참가자들은 차에서 내려 첫발을 내딛은 곳은 '관곶'이다. 조천읍 조천리와 신흥리 경계지역에 자리 잡은 관곶은 해남 땅끝마을서 가장 가까운 제주지역이다.

한동호 전 오름오르미 회장이 관곶을 위치와 지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관곶은 조천관 시대 ‘조천포구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곶(串)’을 뜻한다.

과거 제주의 ‘울돌목’이라 할 만큼 지나가던 배가 뒤집어질 정도로 파도가 거센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전 회장의 소개가 끝나자 장애인들은 오르미 회원들의 손을 잡고 해안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가을을 알리는 억새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느닷없는 이슬비가 내렸으나, 참가자들의 손끝으로 이어지는 동행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제주시청 청사관리계 직원인 김문영씨가 결성한 우륵소리 회원들이 도보여행을 마친 오름오르미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작은 콘서트를 열고 있다.
바다소리와 가을 향기를 맡으며 1시간 가량 이동한 참가자들은 목적지인 함덕 서우봉해변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음악단체인 ‘우륵소리’가 시각장애인들을 맞이했다. 제주시청 청사관리계 직원인 김문영씨가 결성한 이 단체는 올해 8월 ‘온새미회’를 결성해 밴드 활동 중이다.

우륵소리는 자작곡 ‘오름연가’와 ‘올렛길 연가’를 열창하고, 7080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길가에 앉아서’와 ‘토요일밤에’, ‘사랑해’를 참가자들과 함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이 끝난후 오름오르미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서우봉을 함께 오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봉선 오름오르미 부회장은 “일상을 탈피해 시각 장애인들과 뜻깊은 시간을 함께해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장애인과 우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세희 제주도문화정보점자도서관장은 “청명한 가을날씨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 행복하다”며 “장애인들을 위해 노력해준 오름오르미 회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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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2011-12-16 15:07:44
2알이 가져다준 기적,웅기단
http://wgd.ne.kr

돌바다 2011-12-13 21:47:24
김정호 기자님 따뜻한 사연을 소상히 소개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덕해변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 주신 우룩소리 여러분 오래 오래 기억하렵니다.

돌바다 2011-12-13 21:45:01
김정호 기자님 따뜻한 사연을 소상히 소개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덕해변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 주신 우룩소리 여러분 오래 오래 기억하렵니다.

돌바다 2011-12-13 21:45:01
김정호 기자님 따뜻한 사연을 소상히 소개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덕해변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 주신 우룩소리 여러분 오래 오래 기억하렵니다.

돌바다 2011-12-13 21:44:06
김정호 기자님 따뜻한 사연을 소상히 소개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덕해변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 주신 우룩소리 여러분 오래 오래 기억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