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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공부 이제는 웃으며 시켜요
우리 아이 공부 이제는 웃으며 시켜요
  • 김지윤
  • 승인 2011.10.2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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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 김지윤 칼럼] <9>

과연 우리의 정서는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정서라는 말의 한자를 풀이해 보면 감정 '정(情)'에 실마리 '서(緖)',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분이나 분위기를 말한다. 또한, 사고는 생각 '사(思)'에 생각 '고(考)'를 써서 사람이 생각하고 궁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이 두 가지가 어떻게 관련이 되어 있을까? 실험을 통해서 알아보자.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어려운 문제를 제시하고, 다른 한 그룹에는 쉬운 문제를 제시해서 수행하게 한 다음, 이번에는 두 그룹 모두에게 똑같은 수준의 문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행에서 어려운 문제를 수행했던 학생은 여전히 어려워하고, 쉬운 문제를 수행했던 학생은 쉽게 해결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다른 실험은 쥐 두 마리를 준비하고 한 마리는 어두운 상자 안에 넣어 생활하게 하고, 또 다른 한 마리는 놀이기구가 있는 방에 넣어서 생활하게 하였다. 일정 시간이 지나서 두 마리 쥐의 뇌 해마에 있는 신경세포를 검사 했더니 놀이기구가 있는 방에서 생활했던 쥐가 어두운 상자 속에서 생활했던 쥐보다 신경세포의 수가 휠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긍정적인 기분을 느꼈던 쥐가 휠씬 똑똑해 졌음을 의미하고 있다. 뇌의 해마는 뇌 속으로 들어온 정보가 저장되는 곳으로 기억을 관장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실험으로 볼 때, 똑같은 문제라도 기분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그것을 어렵게 느끼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를 수행하는 것은 ‘사고’의 영역이지만 동기 부여나 가속도를 내게 하는 것은 ‘정서’의 역할인 것이다. 따라서 기분이 좋으면 문제 해결을 더욱 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당황하거나 갑자기 큰 일이 닥치게 되면 잘 하던 일도 실수를 하게 되고 엉뚱한 방향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숙제하라 다그치기보다는 기분 좋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휠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단 10분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시험지를 받았을 때 쉬운 문제부터 푸는 것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웃음과 기억과 공부의 관계는 어떨까? ‘웃으면 복이 온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미국의 심리학자 월리엄 제임스는 “사람은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닙니다. 웃으니까 행복한 거죠” 란 말을 했다.

이번에는 비슷한 수준의 유치원 어린이를 A반과 B반으로 나누고 A반은 즐거운 일을 생각하게 한 다음 단어를 외우게 했고, B반은 바로 단어를 외우게 했다. 수행도는 어땠을까? A반이 우수한 수행을 거두었다.

역시 웃음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웃을 때는 기분이 긍정적이 되어 전체를 보는 사고를 하고 찡그릴 때는 분석적인 사고를 하여 부분만을 지각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로체스터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웃을 때 뇌의 전두엽 하단이 활발하게 반응을 한다고 한다. 전두엽은 인간의 사고와 기억을 지배하며 보다 복잡한 주의력도 담당을 한다.

또한 사람이 웃을 때 가장 많이 생성되는 뇌파는 알파파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혀 준다고 한다. 따라서 웃는 표정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이로 인해 기억력이 높아지고 짧은 시간내에 학습의 수행도를 높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학습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라며 우선 아이를 웃을 수 있게 하고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뒤에 책상에 앉혀서 쉬운 문제부터 풀게 하자. 그럼 기억력도 높아지고 공부의 능률도 오르게 될 것이다.

절대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오래 앉아서 공부하기보다 짧더라도 기분 좋게 공부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필>
1급 정신보건전문요원
진로상담사
특별범죄예방위원 (보호관찰소)
아동행동 ․ 진술분석전문가 (제주지방경찰청)
제주 One-Stop 지원센터 운영 위원
현, 제주한라병원 임상심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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