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항만시설에 15만톤 크루즈가 접안할 경우, 해군함정의 입출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뮬레이션 경과가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미디어제주>가 입수한 ‘해군기지 실시설계보고서’에 따르면, 강정항 항만시설에 대한 해군 함정의 입출항 시뮬레이션 결과가 명시돼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0년 1월 해군기지 2공구를 건설 중인 (주)대림산업이 (주)세일종합기술공사와 함께 해군참모총장에게 제출한 ‘08-301-2 시설공사 실시설계 용역’이다.
용역 보고서는 크루즈선이 아닌 대형함정이나 수송함, 잠수함만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입출항 조선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기존 자료에는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내 15만톤급 크루즈선 입출항시 시뮬레이션상 풍속 데이터를 15노트(7.717m/s)로 설정했다.
서귀포시의 매월 10분평균 최대풍속이 23.9노트(12.3m/s)에서 50.9노트(26.2m/s)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풍속을 적용한 것이다.
해양교통안전법상 풍속 기준인 ‘해당 항만의 입출항 한계 풍속 또는 14m/s(27.2노트)에도 부합하지 않은 수준이다.
반면, 이 보고서에서는 해군이 군함에 대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벌이면서 풍속을 크루즈와 다른 30노트(일반)와 40노트(대형)를 각각 적용했다.
크루즈 높이 특성상 군함보다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은 받음에도 불구하고, 크루즈선을 군함보다 낮은 풍속으로 적용한 것이다.
더욱이 보고서에는 대형함정과 대형수송함, 잠수함 3개 함정을 대해 입출항 시뮬레이션 통해 함정의 입출항에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자체도 15만톤 크루르선 접안은 물론 대형 항공모함 접안을 조건으로 설정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1단위는 매우 쉽고 7단위로 갈수록 운항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함정의 경우, 서방파제에 15만톤급 크루즈선 정박시 입항 및 접안이 ‘매우어렵다(7)’는 분석이 나왔다.
출항의 경우에도 해군의 함정이 정박중인 15만톤급 여객선과 돌제부두 사이를 통과하는데 선장의 선박조종이 ‘어렵다(6)’고 판단했다.
15만톤급 크루즈 여객선이 없을 경우에도 주관적 운항 난이도는 평균 4~5단위 수준에 머물렀다. 군함조차 입출항이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함정운항 시뮬레이션은 선박운항 전문가와 실제 함정운항 전문가가 참여해, 여러 가지 항해 환경을 가정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상 해역의 해상과 기상조건 등 각종 상황을 변화시키며, 입항 6개안 출항 6개안 등 모두 12가지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