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살아 있는 동물과 스포츠를 한다는 게 얼마나 좋아요”
“살아 있는 동물과 스포츠를 한다는 게 얼마나 좋아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10.01 09: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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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스포츠 현장] 자체 승마장 운영하는 생활체육 승마 동호회 ‘제주홀스타’

말의 고장 제주도. 어릴 때 고향에서 느끼던 말은 꿈에 본 듯한 ‘환영(幻影)’이었다. 초등학교 입학전 기자의 머릿속에 있는 말에 대한 기억은 백마를 타고 동네 어귀를 달리던 그 청년에 쏠려 있다. 그 청년, 아니 이젠 초로를 바라볼 그 사람은 어디 있을까.

예전 제주 마을 곳곳엔 그 정도로 말이 흔했다. 그렇지만 어릴 때 말은 그같은 환영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제주의 말은 제주인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상의 일부였다.

하지만 이젠 제주의 말은 먹고 살기 위한 도구가 아닌 인간과 말이 함께 즐기는 ‘반려’의 개념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바로 승마다.

제주홀스타는 자체 승마장을 운영하며 자기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어승생 수원지 인근을 한참 헤맨 뒤 찾은 곳은 숲과 들판이 혼재된 제주홀스타다. 제주홀스타는 지난 2007년 구성된 생활체육 승마동호회다. 회원은 30명으로, 남녀가 절반씩 된다. 게다가 초등학생 회원도 3명이나 있다.

제주홀스타의 자랑거리는 뭐니 해도 ‘자기 만족’에 있다. 그들은 자기 만족을 느끼기 위해 직접 말을 키우고, 승마장을 운영한다.

“승마를 처음 접할 때는 마냥 좋았죠. 그런데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건 시간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동호회가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동호회도 함께 승마장을 찾기 때문에 말을 타기 위해선 한참을 기다려야 했어요.”

제주홀스타의 이태연 회장은 동호회에서 직접 승마장을 운영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들이 승마장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얻어진 건 그들이 타는 말과 공간이었다. 그러기에 자기 만족도가 높아졌다.

제주홀스타는 출범 때만 하더라도 6마리의 말로 시작했으나, 이젠 28마리로 늘었다. 그 사이에 말을 추가로 사기도 했고, 마필사이에서 태어난 망아지를 얻기도 했다.

살아 있는 동물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인 승마. 이를 통해 대담성을 키우는 건 물론, 몸의 유연성도 기르고 자세를 교정하는데도 도움을 준단다.

어린이 회원인 김태곤(사진 아래)과 김민서(사진 위) 어린이.

김태곤 어린이(10)도 이런 연유로 제주홀스타에 발을 디뎠다. 한쪽이 평발이라서 척추운동을 병행해오던 중 동물과 즐기면서 치료를 병행하는 승마에 푹 빠졌다. 태곤이와 함께 제주홀스타에 온 동생 민서(8)도 동호회원이 돼 버렸다. 민서는 30명의 회원 가운데 가장 어리다.

“재밌어요.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경속보만 빼고요.”

민서는 벌써 8차례나 강습을 받으며 승마를 사랑하는 마니아가 됐다. 그 사이에 제주홀스타에 있는 말들과도 친한 사이가 됐다.

제주홀스타는 자체적으로 승마장을 운영하기에 회원들이 늘 상주하며 지킨다. 상근 회원은 4명으로, 화·수·목·토·일요일 등 1주일에 5일은 회원들을 위해 문을 연다.

제주홀스타는 자체 교관도 두고 있다. 교관은 모두 3명으로, 여성 회원인 이인정씨(42)도 교관으로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말을 타는 것을 뛰어넘어 어느새 말을 다루는 기술에 빠져들었다. 그는 승마가 자신에겐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이인정 교관(사진 왼쪽)이 어린이 회원을 지도하고 있다.
제주홀스타 회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제주홀스타 회원들은 들이나 바닷가로 외승(外乘)을 나가곤 한다./사진제공=제주홀스타 회원 이훈방씨.

“승마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부녀회 활동을 했을 거예요. 우연찮게 승마를 접했고, 1년만에 승마대회에서 입상을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죠. 말을 타는 승마에서, 말의 승용가치를 높이는 조마(調馬), 이제는 남을 배워줄 정도가 됐잖아요. 물론 생활의 질도 높아졌죠.”

제주홀스타 회원들은 모두 환한 웃음을 짓는다. 초원을 향해 말과 호흡하기에 그들의 얼굴엔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제주홀스타는 조만간 둥지를 옮긴다. 좀 더 넓은 곳을 향해 나가겠다는 회원들의 욕심이 행동으로 옮기게 했다. 노루생이오름 삼거리에 8000평 규모의 승마장을 열 계획이다. 편백나무가 있는 숲에서 승마를 즐길 날이 멀지 않았다.

제주홀스타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다음카페(cafe.daum.net/ltyking3)를 찾거나 제주홀스타 회장(010-3697-5631)에게 연락을 하면 된다.

다음은 회원 명단

△남성 회원=이태연 이훈방 황성우 양재영 문경원 한하룡 정인규 박정권 최재철 김석환 박동욱 오경배 이지우 장성진 △여성 회원=이인정 양명춘 강신영 이수향 노종순 현숙희 오진숙 김영란 유지은 이미화 강금숙 최용자 원영서 △어린이 회원=김태곤 김민서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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オ?クリ? メガネ 2013-09-29 07:35:12
Kenya Somalia frame compel apt trace one pair of kidnappers of support laborers.
オ?クリ? メガネ http://www.jidaiemaki.jp/oakley/

나그네 2011-10-01 21:46:40
말의 고장 제주...마특구 제주...이제는 말과함께 승마의 고장으로 거듭나서 승마여행은 몽골이 아닌 제주가 연상 되었음 합니다... 제주홀스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