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12 (토)
김태환 지사 우리당行 불발, '입당거부냐, 영입실패냐'
김태환 지사 우리당行 불발, '입당거부냐, 영입실패냐'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5.06 10:42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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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입당 무산되자 '입당 거부' '부적격자 판명' 등 발뺌
고위 당직자 잇따른 제주방문 등 놓고 볼때 '영입시도'는 사실로 추정

오는 5월31일 실시되는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던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사실상 무산됐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5일 저녁 7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의 진철훈 예비후보가 단식농성을 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점을 들며 이런 분위기로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선거에 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곧이어 열린우리당이 김태환 지사의 입당을 거부하기로 했다는 대변인 논평이 발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홀가분하다', '차라리 잘됐다'는 표현을 쓰며 무소속 출마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이번 김 지사의 '열린우리당 행' 불발과 관련해, 제주정가에서 '입당거부'냐, '영입실패'냐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김 지사측에서는 그동안 열린우리당 고위당직자들이 김 지사에게 영입을 제의해온 일련의 과정을 들며 '영입 실패'에 무게를 두는 반면, 열린우리당측은 공식적으로 '거부'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따른 것.

이번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는데 있어, 김태환 지사측과 열린우리당측, 특히 열린우리당내에서도 강창일 제주도당 위원장의 해석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먼저 공식적인 발표내용만을 놓고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김태환 지사 "이런 상황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임할 수 없다"

먼저 김태환 지사는 5일 기자회견 중 기자들이 '열린우리당 중앙당이 최고위원회 회의를 통해 진철훈 후보를 공천하기로 하고, 김태환 지사의 입당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러면 잘됐다" "홀가분하다" "아주 잘된 일"이라며 반색했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저의 불찰로 본의 아니게 진철훈 후보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서는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입당 철회 의사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도중 중앙당의 이러한 발표내용이 전해지자 "아주 잘된 일"이라고 말한 후, "그러면 원래 생각했던 대로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지사의 발언내용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열린우리당내에서 영입제의가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그동안 이광재 전략기획위원장이나 염동연 사무총장이 극비리에 제주에 내려온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5월4일 밤 김 지사가 서울에 상경해 1시간여동안 면담하면서 김 지사가 진철훈 후보의 단식농성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점을 들며 '이런 상황에서는 갈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한 대목도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김 지사 영입을 위해 시도해왔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또 5일 기자회견에서 당초 준비했던 기자회견문에 "저는 어제 중앙당을 방문, 5.31 도지사 선거에서 진철훈 후보와의 협력관계가 설정되지 않아 단식농성으로 도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선거에 임할 수 없다"고 명시한 부분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김 지사는 이날 "재차 말씀리지만 제가 얼마 전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으로부터 내가 받은 설움이나 피해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말을 역으로 해석해보면 열린우리당에서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입당을 권유해왔지만, 상황이 이러하니 입당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 '입당 결정'에서 하룻만에 '입당 거부'로 돌변

김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이어 열린우리당의 공식 브리핑 내용을 살펴봐도 5월5일 저녁 우상호 대변인의 '김 지사 입당 거부' 논평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 논평이 있기 하루전인 5월4일 오전“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입당으로 진철훈 전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과 함께 예비후보가 2명이 됨에 따라 완전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날인 5월5일 오후 5시께에는 출입기자들에게 e-메일로 보낸 브리핑 자료에서 "경선 예비후보인 진철훈 후보가 김 지사의 신상과 관련해 제기한 문제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김 지사의 입당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당초 후보로 내정한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측이 김 지사의 신상 문제를 제기, 김낙순 사무부총장을 단장으로 현지 조사한 결과 진 후보 측이 제기한 문제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의 공식 입장이 하룻만에 180도로 뒤바뀐 것이다.

#강창일 위원장 "여러 루트를 통해 김 지사가 먼저 입당의사 표명"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급변화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의 강창일 위원장도 5일 오후 7시50분께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서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강 위원장이 정리한 내용을 살펴보면 애시당초 '영입'이란 없었고, 김태환 지사가 입당의사를 밝히니까 이에대해 현지조사하고 검토한 결과 '부적격자'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김태환 지사의 입당 아직 안됐다. 원서를 냈는데도 안됐다면, 내용적으로 부적격자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연 중에 '부적격자'라는 말을 지나치게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저는 입당 제의해본적도, 요구해본적도 한번도 없다. 처음부터 입당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누가 먼저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인되지도 않는다. 김태환 지사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루트를 통해 김 지사가 입당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 못하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김 지사가 먼저 입당의사를 표명했다는 강한 뉘앙스를 흘렸다.

#영입 시도 사실자체 전면 부인 어려울 듯

이처럼 김태환 지사측과 열린우리당측, 그리고 강창일 제주도당 위원장의 얘기가 모두 엇나가면서 '입당 거부'인지, '영입 실패'인지를 두고 말들은 더욱 무성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강창일 위원장의 시각과는 다르게, 영입을 시도했었다는 사실 자체는 전면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앙언론의 보도 역시 한겨레신문은 인터넷판에서 '우리당, 김태환 제주지사 영입 포기'로 보도했고, 연합뉴스도 '여, 김태환 제주지사 영입 막판 무산'이라고 보도했다.

우상호 대변인이 김 지사 입당키로 결정했다는 발표에서부터 거부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이르기까지 중앙언론 역시 '영입'이라는 표현을 주로 썼다.

또 김 지사가 4일 밤 정동영 의장을 단독 면담한 사실이나, 그간의 열린우리당 고위공직자가 제주에 내려왔던 일련의 상황 역시 강창일 위원장의 발언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철훈 후보 "영입을 추진하는 중앙당의 틈바구니에서..."

5월4일 단식농성에 들어간 진철훈 예비후보 역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나라당 탈당서의 잉크도 마르지 않은 인사의 영입을 추진하는 중앙당의 틈바구니에서도..."라는 표현으로 열린우리당이 김 지사의 영입을 추진해 왔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진 예비후보는 이에 덧붙여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지난 4월 29일, 중앙위원회에서 의도적으로 '기간당원이 아닌 자의 피선거권' 인정 권한을 최고위원회에 위임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김 지사의 입당을 위한 수순을 밟았다"고 주장했다.

진 예비후보는 지난 4월말에는 "김 지사가 입당하면 당당하게 경선에 임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그가 정동영 의장 면담 후에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빠른 시일내에 후보공천방식을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진 예비후보는 분명 김 지사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 현실적으로 후보경선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일련의 상황 종합할 때 '영입 추진'은 사실로 추정

진 예비후보의 기자회견문이나 그동안 진 예비후보측에서 발표한 성명, 논평 등을 종합할 때 열린우리당의 김 지사 영입 시도는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창일 위원장은 '입당 거부' ,'부적격자 판명' 등의 표현으로 영입시도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정하고 나서면서 주위를 의아스럽게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중앙당 역시 우상호 대변인 브리핑 내용이 '구겨진 모양새'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발뺌'의 성격이 짙게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전국 16개 시.도 중 전북과 대전 2곳만 열린우리당이 우세한 상황에서 제주지역을 승리지역으로 포함시키기 위해 김 지사의 영입을 추진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진철훈 후보 설득에 실패하면서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이번 김태환 지사의 '열린우리당 행 불발'을 계기로 해, 제주정가에서는 김 지사의 잇따른 입장번복 문제 뿐만 아니라, 진 예비후보의 입장 번복, 열린우리당의 신뢰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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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2006-05-07 12:15:32
아이디 '한마음'님과 '돌하르방'님의 댓글은 그 내용이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통보가 있었으므로 직권 삭제합니다.

저희 미디어제주 독자분들이 선거법에 의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의견제시 글을 작성할 때에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 부탁드립니다.

제주도선관위 2006-05-07 11:47:47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범죄단속반입니다.
한마음님과 돌하르방님의 게시물은 공직선거법 제82조의4(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및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의 규정에 위반됨으로 게시자는 즉시 삭제하여주시고, 누구든지 위와 같은 게시물을 다른 사이트에 게시하시거나 퍼나르는 행위는 선거법위반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그리고 동게시자가 추후 유사내용을 반복 게시할 경우에는 고발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2006.5.7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문의전화: 064) 723-3939

정보 2006-05-06 13:45:21
여론이 정확하다는 논리라면
강상주가 왜 밀렸을까요?
한번 증명해보시지요

도민 2006-05-06 13:42:49
오늘 댓글 올린 유권자들을 보니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데 아직도 조작된 여론만을 믿는 어리석은 유권자들이 있는 것을 보니
도덕 불감증에 걸린 영원한 구제불능!!!!
끼리끼리 잘 노는 유유상종

중간점검 2006-05-06 12:01:27
이 모든 원인은 진철훈후보가 3등이기에 발생한 것아닌가?
이제라도 그 잘난 공천장을 받았으니
2등을 제끼기 위해 열심히 하기바란다.

어떤 사람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욕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김태환을 욕하기도 하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진철훈의 낮은 지지율 아니었던가?

최소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2등으로 올라와야만
당신의 단식이 의미가 있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