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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태스크 포스’와 ‘스터디그룹’의 차이
<데스크논단> ‘태스크 포스’와 ‘스터디그룹’의 차이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3.10 16:3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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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 들어와 자주 사용하면서 지극히 일반화된 행정용어 중 하나가 '태스크 포스(Task Force)'이다.

본래 이 말은 특수임무가 부여된 특별 편제의 부대라는 의미를 지닌 기동부대(機動部隊)에서 유래된 듯 하다.

태스크 포스란 특별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하고 성실한 인재들로 구성된 한시적인 특별 전문팀으로, 매 사안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적극적 행정방식을 일컫는다.

태스크포스는 각 전문가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조정을 쉽게 하고, 밀접한 협동관계를 형성해 직위의 권한보다도 능력이나 지식의 권한으로 행동해 성과에 대한 책임도 명확하다.

일정한 성과가 달성되면 그 조직은 해산되고, 그 다음 과제를 위하여 새로운 태스크포스가 편성돼 조직 전체가 환경변화에 대해 적응력 있는 동태적 조직의 성격을 가진다.

행정가들은 이 태스크 포스가 시장이나 기술 등의 환경변화에 대해서 적응력을 갖는 조직형태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과제에의 도전.책임감.달성감.단결심 등을 경험하는 기회를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 구성원의 직무만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 제주에서도 '태스크 포스'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태스크 포스 용어의 일반화
제주도청만 하더라도 업무보고를 작성하면서 이 말을 쓰지 않는 부서가 없을 정도이다.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조직되는 일반적인 전담조직을 일컬어서도 태스크 포스란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제주도가 한라산 케이블카의 설치 가능성 여부를 재검토할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11일부터 운영한다고 한다.

한라산 케이블카 재검토를 위한 태스크 포스 구성은 지난해 말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당시 김 지사는 “전문가들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한라산에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한 방법이 없는지를 찾아보겠다”며 “한라산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오름에라도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구성되는 태스크 포스는 우선 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한라산 환경을 분석한 후 케이블카 설치 가능여부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영실~윗세오름 선작지왓 노선은 물론 2000년 용역을 수행했던 호주 스카이레일사가 중간보고서에서 제시한 어리목과 관음사 노선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부 지침상 한라산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태스크 포스는 이를 재확인한 후 국립공원 이외의 적정지역을 찾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터디그룹과의 차별성 분명히 해야
문제는 태스크 포스의 구성에 있다.

제주도는 현재 태스크 포스에 참여할 인원을 15명으로 정하고 환경과 지질, 수질, 동.식물, 문화재 관련 전문가, 한라산연구소와 제주도 관계자, 관광관련 학계인사 등을 인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환경단체를 비롯해 케이블카 설치에 강한 반대의견을 표명해온 불교계가 빠져있다. 환경단체에서는 이번 케이블카 설치 재검토 자체에 강한 반발을 하며 태스크 포스 참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는 환경단체 등을 제외시킨 후 태스크 포스를 구성한 것이다. 환경단체가 빠져있는 태스크 포스팀은 왠지 모르게 무게감이 덜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마치 제주도의 수많은 각종 위원회 중 한 위원회 정도로 느낌이 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국제자유도시 등 주요 정책을 수립할 때에도 무슨무슨 스터디그룹이다, 무슨무슨 위원회다 하면서 수많은 조직이 구성되곤 했는데, 그 때의 스터디그룹 혹은 위원회와 지금의 태스크 포스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케이블카 재추진 자체에도 많은 반대의견이 제시되고 있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환경단체로부터 거부당한 태스크 포스가 구성된다는 것은 뭔가 개운치가 못하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한라산케이블카 태스크 포스는 ‘현장 조사활동’을 뒤로한 채 ‘탁상 논의’에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탁상논의에 빠진다면 태스크 포스와 스터디그룹의 차이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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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 2005-03-11 17:17:05
구구절절 옳은 지적이오

어르신 2005-03-11 17:14:30
노약자나 장애인 위해서는 케이블카 필요하지 않은가요.
그리고 태스크 포스팀에 참여하신 분들은 모두 덕망있는 학자들이나 높으신 분들인데,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말인 스터디그룹으로 비하해서야 되겠습니까

안티맨 2005-03-11 10:44:00
공감합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요.
그냥 태스크포스란 이름 갖다붙이면 다 되는 줄 아는데, 기자님의 지적이 아주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