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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계신 전문가 모두 금고털이범!” 도시 디자인 난상토론
“여기계신 전문가 모두 금고털이범!” 도시 디자인 난상토론
  • 김정호 기자
  • 승인 2011.05.27 19: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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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전문가 한자리에 4시간 설전...자본주의 속 건축가 역할 ‘충돌’

 
말 그대로 난상토론이었다. 제주도청에 도시디자인본부가 신설된 이후 처음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이 모여 제주의 도시에 대한 설전을 벌였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와 제주도 건축사회는 27일 오후 3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주도시디자인 개선을 위한 전문가 집담회’를 열었다.

집담회에는 양상호, 박순관, 이병걸, 김태일, 조정형 등 도내 외 대학 건축디자인 및 건축공학과 관련 교수가 학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 박현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주택도시설계연구실장, 고성천 제주도건축사회 건축사, 박노섭 제주도 도시디자인단장 등 각계 전문가도 자리를 함께했다.

양상호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집담회는 당초 예정된 3시간 보다 1시간 더 많은 4시간의 마라톤 논의가 전개됐다.

참석자들은 지구단위 계획 등 도시디자인의 현 주소를 평가하고 향후 현장 전문가와 행정 및 의회가 추구해야 할 역할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은 제주도시 디자인의 현 주소를 언급하며, 자본주의 속에 학계와 전문가의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 소장은 “제주개발 40년 동안 현 도시모습은 처음부터 행정과 전문가가 가담했다”며 “이후 주민의 사적이익과 행복권이 교차하면서 우리가 문제 삼는 경관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건축가가 토목정책이든 도시디자인 관리든 책무를 버리는 순간 금고털이범과 같다”며 “현 제주도시 디자인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수요자의 이유를 들면, 결국 책임질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또 “도시디자인을 얘기하면서 사회적 공공성 역할을 한 교수(전문가)는 별로 없”며 “양상호 교수를 포함해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 공범이다.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라”고 강조했다.

 
철학을 내세운 건축가들이 정작 현실에서는 자본에 의해 움직인다는 취지의 발언에 박순관 탐라대 교수는 어느정도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교수는 “전쟁 중 작전회의를 할 때는 용감하지만 막상 전쟁터에서는 총도 제대로 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여기서 떠들어도 현장에서는 현실이 앞선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자본의 논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있다며 박 소장의 지적을 반박했다.

김 교수는 “최근 아라지구의 경우, 도시계획보다 시민들은 KCC건설 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에 관심이 더 많다”며 “다른 도시계획지구에서도 아파트 건설사 이름부터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걸 누가 마을 것이냐. 다름 아닌 의회가 막고, 행정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 교수는 또 “자본은 나쁜 놈들이라는 식의 논리가 아니라, 순기능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며 “제주 구도심 개발에서 LH가 아파트 건설을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전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도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해도 안된다는 식의 논리는 마음 속으로 하고 결과를 보고 얘기하라”며 “도시가 약탈적이고 자본의적이라고 하는데 이를 막아낼 방법이 뭐냐”고 되풀었다.

더불어 “그렇다면 재개발도 약탈이 된다. 자본을 빼서는 어떤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며 “자본과 공익적 도시디자인 사이를 어떻게 조화할 것인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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