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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취업할 수 있는지 정보를 주세요”
“어떻게 하면 취업할 수 있는지 정보를 주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3.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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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그들을 말한다] <3> 취업 욕구 비해 현실 막막...이주민센터·여성인력개발센터 MOU에 기대

지난해말 기준으로 제주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주민은 734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적 취득자를 포함한 결혼이민자는 전체의 22%에 해당하는 1609명이나 된다. 외국인 주민 자녀 1290명을 포함할 경우 이주여성과 관련된 외국인은 10명 가운데 4명 꼴이 된다.

# 체류 요건 불안정으로 제약 많아 

결혼 이주여성들은 체류 요건의 불안정으로 인한 제약이 많다. 그들은 자신이 살던 고향에서처럼 취업을 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들이 체류자격을 얻으려면 2년동안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등 국적을 취득할 때까지 어려움을 참고 살아가야 한다.

더욱이 결혼 이주여성을 둔 일부 가정에서는 남편들이 외국인여성들에게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가 하면, 한국어를 배우는 것조차 막는 등 우리나라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숱하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남편의 경제적 능력에 기대는 한계를 벗어나 그들 스스로가 취업을 해서 가계를 돕겠다는 욕망이 강하다.

몽골 출신 사랑게헬 간치맥씨.
특히 동남아시아 사회인 경우 친정에 돈을 마련해서 보내는 것이 관례이기에 여성을 떠나, 집안의 경제능력 동반자로서 인식해줄 것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 취업 정보 취약성이 문제 

그러나 그들에게 가장 걸림돌은 정보의 취약이다. 어디에 물어봐야 취업 관련 정보를 얻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취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 취득이 가장 힘들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자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랑게헬 간치맥씨(33·몽골 출신)와 조이스 비멘도사씨(41·필리핀 출신) 모두 ‘정보의 취약성’을 들었다.

사랑게헬씨는 지난 2004년 결혼했다. 그가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한 건 지난해부터다. 그는 “집에만 있다보니 오갈 데도 없었다. '힘들다. 왜 살야야 하는냐'는 생각도 했다. 아기를 업고 다문화가정 교육을 받으면서 사회로 한걸음 한걸음 넓혀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랑게헬씨는 이주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필리핀 출신 조이스 비멘도사씨.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는데 어디에 알아봐야 할지 몰랐어요.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도 막막했어요.”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는 눈에 많이 띄지만 이주여성들을 위한 취업 자리는 찾기조차 힘든 것도 이주여성들에겐 그야말로 제약조건이었다.

조이스씨는 사랑게헬씨보다 1년 앞선 지난 2009년부터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역시 “취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달라”며 “자녀들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이주민센터-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 업무협약 ‘기대’

결혼한 이주여성들이 느끼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들도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당당히 일을 할 자리를 갖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8일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이주민센터(센터장 김정우)와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관장 강수영)가 이날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 4층 강의실에서 ‘결혼이민여성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본격 뛰어들기로 했다.

김정우 센터장은 “결혼이민 여성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취업이지만 일자리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직업 교육을 통해 이들이 자긍심을 갖고 한국사회에 적응하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인 제주YWCA 회장은 “제주도가 행복해지는 길중의 하나는 이주여성들의 행복이다”며 “제주YWCA가 이주여성들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수영 관장도 “이주여성들은 일방적으로 수혜만 받는 대상이 아닌,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건 바로 취업을 통해 직업을 갖는 일이다”며 “올해 여성인턴제에 이주여성을 포함시킴으로써 제도적 차원에서도 길을 트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이주민센터(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8일 결혼 이주여성들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한 가족 구성원의 경제를 책임지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진 노하우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게 바로 일자리다.

앞서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는 두 이주여성들의 얘기를 들었다. 그들은 힘든 과정을 거쳐 취업전선에 뛰어든 이들이다. 그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듯이 제대로 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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