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어렵다? 정말 그럴까.
뭇사람들에게 ‘봉사가 어려운가’라고 물으면 으레 2가지 답이 나온다.
“쉽지 않죠. 돈이 있어야죠.”
또다른 답은 “자연스레 되잖아요. 돈은 필요 없어요.”
전혀 다른 두 답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은 생활화 됐기에 남을 위해 하는 활동에 거리를 두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겐 마냥 어려워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난 21일 제주시 영평동에 위치한 제주장애인요양원. 이 곳에서 봉사 그 자체를 즐기는 이들을 만났다.
“봉사요? 얼마나 했는지 세보지 않았아요.”
김여정씨(이마트 제주점)는 봉사를 한 횟수를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히려 몇 회 봉사를 했느냐를 묻는 기자가 미안할 따름이다.
“(봉사활동을 하니) 좋죠. 살면서 남을 도와줄 일이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남을 도우는 일을 하니 얼마나 좋아요. 봉사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하질 못해요. 봉사를 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은 핑계에 지나지 않아요.”
이마트 직원들이 제주장애인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2003년부터다. 제주장애인요양원이 문을 연 뒤 얼마 되지 않아 이마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섰다. 누구의 재촉도 없었다.
제주장애인요양원이 처음 영평동에 둥지를 틀 때만 하더라도 이 곳은 그야말로 외진 곳이었다. 외길로 된 시멘트 포장을 따라 헤쳐가야 하는 ‘숲길 봉사’였다. 지난 2009년에야 첨단과학단지 부지 개발로 왕복 4차선 도로가 생긴 곳이다.
이마트라고 하면 으레 부정적인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 도민들의 돈을 긁어가기만 하는 곳으로 인식되곤 한다.
이마트 제주점이 문을 연 건 지난 1996년. 전국에서 5번째였으며, 지금은 도내 3곳에 점포를 두고 있다. 이 곳 3개 점포에서 도내 농축산물을 연간 3000억원을 소비하고, 제주마씸 코너를 마련해 매월 2억원의 매출을 안겨주지만 여전히 도민들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도 그같은 거리를 이마트 사랑의 봉사단이 하나 둘 좁혀가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은 이마트 도내 3개 점포 직원 80여명이 한 데 모여 봉사활동을 벌인 날이다. 이마트 직원들은 평상시엔 제주장애인요양원 환우들을 외부로 데려가 봉사하는 목욕봉사와 나들이를 겸한 영화관람을 시켜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날은 점포 3곳에서 한꺼번에 직원들이 모이는 바람에 땀을 흘리는 봉사활동으로 대신했다.
강성호씨(이마트 제주점 2팀장)는 “사원들에게 소외계층을 보듬고 보람을 느끼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처음엔 부담을 느끼지만 점차 봉사를 하다보면 문제는 해소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사랑의 봉사단 활동은 매주 한차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3개 점포가 연합하는 형태의 봉사활동도 2개월에 1번씩 하고 있다.
박상홍 이마트부문 제주총괄담당은 “쉬는 날인데도 봉사활동 때면 꼭 참가하는 직원들이 있을 정도다. 그동안 이마트에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외부에 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면서 “올해는 예산을 늘려 도움을 원하는 곳에 더욱 다가가는 이마트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사는 세상! 자신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수있다는 자부심과 성숙해짐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