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마음을 여는 건 물론 상대가 흡족해야 그게 바로 봉사죠”
“마음을 여는 건 물론 상대가 흡족해야 그게 바로 봉사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2.19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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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보험왕에서 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여기는 ‘수호천사’ 강정애씨

소박한 꿈을 지닌 20대 여성이 있었다. 매월 20만원씩 저축하면 50대가 되면 집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꿈을 지녔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 대학을 다니고…. 여성이면 누구나 갖는 그런 꿈을 지녔던 그런 여성이었다.

그를 만났다. 하지만 50대에 집을 갖겠다던 그런 여성은 아니었다. 그는 그보다 더 큰 꿈을 이루고,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꾸며 일상을 그려가고 있다. ㈜케이엔젤 대표 강정애씨(43). 보험왕이라면 쉽게 각인되는 그런 인물이다. 

# 봉사? 어려운 것 아니에요

그는 현재 보험업계의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의 정회원이면서 MDRT의 6배 실적을 올려야 가능하다는 ‘TOT(Top of the Table)’ 멤버다. TOT는 전 세계적으로도 수천만명의 보험설계사 가운데 0.3%에 불과한 그런 위치다.

기자가 그를 만난 건 ‘어떻게 이 자리에 올랐는가’를 취재하기 위한 건 아니었다. ‘왜 봉사를 하는가’에 초점을 뒀고, 그렇게 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주)케이엔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강정애씨.

"“봉사요? 제가 뭘 알겠어요. 봉사는 마음만 열면 된다고 봐요. 남을 거들기 싫으니까, 남에게 주려 하지 않으려니까 봉사를 하지 않는 것 뿐이죠. 다 할 수 있어요. 어려운 건 아니죠.”

그와의 대화는 참 쉽게 들렸다. 봉사 역시 매우 쉽게 보였다. 하지만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려면 기본적으로 금전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 질문에 그는 “벌고 나서 (봉사를) 하겠다는 이들이 있는데, 말은 쉽지만 실천은 힘들다”며 “봉사는 돈이 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흡족해야 하는 것이 봉사의 철칙이다”고 강조했다.

강정애씨는 한 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봉사에 매달린다. 장학사업은 물론, 백혈병을 앓는 환우들, 장애인 단체, 스포츠 단체, 외국인 단체 등 숱하다.

심지어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이 오기도 한다. 그 때마다 그는 그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다.

“육지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편지가 오기도 해요. 교도소에서도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죠. 그 때마다 도움을 주는데 잘하는 것 같아요.”

 # 먼저 선(善)을 베풀고 스스로 즐거움을 얻어야 

강정애씨 그는 스스로를 ‘복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그 복을 나눠주는데 쓰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내근을 해오다가 영업을 뛴지 5년만에 보험왕에 올랐죠. 그 때가 2003년이에요. 편히 쉬려고 했죠. 그런데 보험왕의 타이틀을 얻은 건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강정애라는 개인을 선택해주고 사랑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에 환원하기로 하고 봉사를 즐기게 된거죠. 봉사는 먼저 선(善)을 베풀고, 남에게 주면서 스스로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고 봐요.”

늘 웃음이 넘치는 그는 매우 활동적인 삶을 산다. 끊임없이 바쁘다. 학위만도 3개를 따내고, 육지부로 강의를 가느라 틈이 없다. 그리고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

그런 그에게 이같은 삶을 살게 한 계기가 있었다. 그의 시아버지가 건네준 일기장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 매일 쓰는 일기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시아버지는 40년간 일기를 써왔어요. 스물둘에 결혼한 제게 그걸 보여주더라고요. 시아버지가 너무 훌륭하고 멋있었죠. 그 모습을 닮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내려가고 있어요. 일기는 매일매일을 설거지하는 개념으로 쓴답니다. 일기를 쓰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건 물론, 새로운 자기자신을 만날 수 있거든요.”

그는 매년 11월이 되면 한 해 써내려간 일기를 읽는다. 그걸로 자신이 1년간 해온 일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내년엔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답을 일기를 통해 얻는 것이다.

그를 보험왕으로 만든 건 어찌보면 끊임없이 써 온 일기 덕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 일기는 자신을 보험왕으로 이끈 매개체였으며, 덕분에 ‘봉사’라는 일자리도 줬기 때문이다.

“봉사가 삶이고, 인생이 돼 버렸어요. 한마디로 생활이죠.”

그에게 생활이 된 봉사활동. 꿈이라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꾸리겠단다. 집을 장만하겠다던 여성에서, 이젠 새로운 세상을 일굴 꿈나무들을 위한 일을 차근차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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