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 중학 졸업생 유출 심각

서귀포시의 가장 큰 고민은 늘어나지 않는 인구다. 가뜩이나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제주시 동 지역은 갈수록 비대해지는 반면 서귀포시는 줄어드는 인구로 고심이다.

여기엔 인재유출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한해 서귀포 지역 중학교 졸업생은 모두 1994명. 이 가운데 10%를 넘는 228명이 제주시 동지역의 인문계 고교로 발길을 옮겼다.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 학업 우수자인데다, 학생들만 제주시로 이동하는 게 아니어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학생들 이동은 곧 부모의 제주시 동지역 이동으로 이어지면서 제주시 동지역으로의 인구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를 합칠 경우 해마다 500~600명의 인구가 제주시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서귀포시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건 게 바로 ‘교육발전 기금’ 모금이다. 교육 기금을 통해 우수인재를 붙잡겠다는 계산이다. 갓 출발한 교육발전 기금 모금은 ‘명품 교육’을 향한 서귀포시의 실험이기도 하다.

# ‘교육발전 기금’ 순항중이지만

서귀포시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교육발전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작은 정성이 모이면서 14일 현재 1억1000만원을 돌파했다.

서귀포시는 오는 2013년까지 100억원의 기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20억원, 2012년 30억원, 2013년 50억원을 모으겠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모아진 기금은 우수인재 육성과 서귀포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쓸 계획이다.

또한 갈수록 학생수가 줄고 있는 읍면 지역의 농촌 학교 살리기 프로그램에도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금까지 순항중인 교육기금 모금은 3억원을 돌파하는 올해 3월께 법인 출범과 동시에 서귀포 출신 출향인사를 대상으로 좀 더 공격적인 모금활동을 벌이게 된다.

김재웅 서귀포시 창조도시팀장은 “명품 교육도시를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모금활동도 순항중이다”며 “기금은 우수인재 육성 등 각종 사업에 쓰여지게 된다”고 말했다.

# 서귀포 지역 교육 인프라 구축돼야

서귀포시가 교육 살리기를 통해 인재 유출을 막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해보자’는 공감이 아닌, 현실적인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다.

모든 교육시설이 제주시 동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금만 모은다고 될 일은 아니다.

제주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담보되지 않고서는 ‘교육기금’은 그야말로 모금에 그칠 우려마저 있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는 오는 17일 ‘서귀포시 교육발전 포럼’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다.

교육발전 포럼은 행정과 서귀포교육지원청, 교사, 학부모 등 36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날 첫 회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떻게 하면 제주도교육청의 의지를 끌어내고, 서귀포 지역 고교를 제주시 동지역에 맞설 고교로 육성할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김형훈 기자/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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