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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의 날 행사'가 지사 공약 사업이냐?"
"'해병대의 날 행사'가 지사 공약 사업이냐?"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11.26 15: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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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도의회 예산 심의서 '도지사 공약 사업' 예산 리스트 제출
환경도시위 "행사성-계속 사업 대다수...각 부서의 '지사 충성도' 반영"

제주특별자치도의 내년도 예산안에 농촌계량주택사업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예산이 대폭 깎인 반면, '도지사 공약 사업'에만 2215억원의 예산이 계상됐다는 '예산 리스트'가 도의회 예산 심의에서 제출돼,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김태석)의 26일 제주도 도시건설방재국 대상  '2011년도 제주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에서 환경도시위 소속 의원들은 심의에 제출된 '도지사 공약 사업' 예산 리스트를 도마에 올렸다.

 

이날 예산안 심사에서 제주도는 '도지사 공약 사업 중 2011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사업'이라는 제목의 예산 리스트를 도의회 환경도시위에 제출했다.

이 예산 리스트의 총 규모는 2215억1200만원으로, 제주도청 내 각 실.국별 사업과 예산 내역이 빼곡히 수록돼 있다.

문제는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 계속사업과, 해마다 열리는 행사도 '도지사 공약 사업'으로 예산이 반영됐다는 점.

'제주 해병대의 날' 사업에 2200만원, '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에 1억2000만원, '국제요트대회'에 1억원 등이 계상됐다.

계속사업의 경우, 사회적 기업 육성에 30억, 의료관광 집중 육성에 4억,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에 5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도지사 공약 사업' 예산 리스트를 두고 환경도시위 소속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실 확인을 위해 환경도시위는 차우진 경영기획실장까지 출석시켰다.

 

김태석 위원장(민주당)은 "내년 예산안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분이 대폭 깎였고, 농촌게량주택사업 등이 50%씩 깎였음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도지사 공약 사업에 반영된 예산만 2215억"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재정위기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우근민 도정이 지사 공약 사업에 대해 막대한 예산을 반영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예산이 대폭 삭감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신영근 의원(한나라당)도 "재정위기, 재정위기 말하는데, 이 자료를 보면 도지사 공약 사항이라고 해, 막대한 예산이 반영돼 있다"며 "특히 '도지사 공약 사업'이라고 문서를 만들어 놓아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지적했다.

한영호 의원(한나라당)도 질책을 이어갔다. 한 의원은 "(이 자료는) 황당한 자료"라고 강조한 뒤, "제주 해병대의 날도 지사 공약 사업이냐? 자료 작성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유원 의원(한나라당)은 "이 자료는 솔직히 말해 잘못 만든 자료이고, 욕을 먹어야 한다"며 "WCC 예산 521억원이 왜 포함돼 있고, APC거점산지유통센터 건립 지원이 지사 공약이냐?"고 질타했다.

 

이에 차우진 제주도 경영기획실장이 진화에 나섰다. 차 실장은 "사실과 내용이 다르다"고 전제한 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이나, 사회복지 예산들은 깎이지 않고 적절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차 실장은 또 "이 자료의 사업들은 거의 대부분이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신규 사업은 몇개 되지 않고, 유사 사업을 묶는 과정에서 과거 사업도 포함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지사 공약 사업'이라는 자료의 제목에 대해서는, "각 부서에서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그렇게 표기한 것이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2215억원의 도지사 공약 사업 예산 리스트 논란은 일단락됐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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