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서귀포시, 4.3 폄훼 현수막 직접 철거 나선다

양 행정시장 공동입장문 발표 “시민들 직접 훼손 삼가달라” “법률적 검토 판단 늦어져” 시민 먼저 행동하게 한 데 대해 사과

2023-03-30     홍석준 기자
강병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75주년 추념식을 앞두고 도내 곳곳에 4.3 폄훼 현수막이 내걸린 것과 관련, 강병삼 제주시장과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신속히 현수막 철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과 이 시장은 30일 오후 공동입장을 내고 우선 “75년 전 희생자들의 선혈이 낭자했던 이 곳 제주에서 4.3과 관련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 행정시장은 “그동안 절차와 법률적 검토를 하느라 판단을 지체하느라 유족들의 아픔을 더 고민하던 한 시민이 먼저 (4.3 폄훼 현수막을 훼손하는) 행동에 나서게 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머리를 숙였다.

다만 이들 두 시장은 “비록 결정은 늦어졌지만 현재 도심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은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담은 정당 현수막이 아아니라 정당의 표현의 자유를 넘어 4.3특별법을 정면으로 위반, 4.3 유족의 명예를 극심하게 훼손하는 불법 현수막”이라고 규정했다.

법률적 검토 결과 해당 현수막이 4.3특별법 제2조에 규정된 4.3의 정의에도 맞지 않는 데다, 같은 법 13조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4.3의 진상조사 결과 및 4.3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에 위배될 수 있어 위법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양 행정시장이 공동입장문을 통해 신속히 현수막을 철거하겠다는 공동입장문을 내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양 행정시장은 행정의 철거 의지를 믿고 현수막을 직접 훼손하는 일을 절대 삼가달라는 당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