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주 안덕계곡 상류에 농약 방류, 혼탁해진 하천

제주도 자치경찰단, 농약 200리터 창고천 방류 적발 적발 농업인 "다른 농업인들도 농약 투기한다" 변명 창고천 일부 농약으로 혼탁 ... 농약 침천도 확인

2022-08-03     고원상 기자
감귤나무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의 대표 계곡자 천연기념물인 안덕계곡으로 이어지는 하천에 농약을 무단으로 방류한 이가 적발됐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장마 이후 감귤나무 방제철에 살균 목적으로 살포하고 남은 농약 희석액 200여 리터를 공공수역인 안덕면 창고천에 투기한 농업인 A씨를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안덕면 일대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A씨는 사용하고 남은 ‘다이센’ 농약을 하천에 투기하기 위해 마을 공동운영 관정에서 농약에 지하수를 섞은 뒤 우수로를 통해 하천으로 유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치경찰 수사 과정에서 농약 희석액을 물과 섞어 도로에 흘려보내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다이센’ 농약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다른 농업인들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농약을 투기한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치경찰이 농약이 버려진 현장 인근의 하천을 확인한 결과 유입된 농약으로 인해 하천의 물이 혼탁하게 변하고 유속이 약한 지점에는 농약이 침전돼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A씨는 장마 이후 하천 내 유량 증가를 악용해 잔여 농약을 처리하고자 해당 행위를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창고천 하류 1.5km 지점은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높고 천연기념물인 원앙 서식지로도 유명한 안덕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안덕계곡은 천연기념물 182-6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전용식 서귀포자치경찰대장은 “농약 무단 투기로 인한 하천 오염은 제주 생태계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청정 제주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장마 이후 농작물 방제철을 맞아 하천 내 농약 투기 행위를 엄단할 것이다. 천혜의 제주 환경을 지키기 위해 농약 관리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덕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