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후보자 토론회, 비판 논평으로 이어진 '2차전'

오영훈·허향진, 논평으로 토론회 내용 비판 이어가 오 "허향진 양돈장 집적화, 난개발에 가깝다" 허 "오영훈 운동권 자화자찬 ... 언제까지 우려먹을 건가"

2022-05-24     고원상 기자
23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제주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 이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와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 사이의 ‘2차전’이 논평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토론회에서 나왔던 내용을 토대로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영훈 후보 신영희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허향진 후보를 향해 “중산간의 대규모 양돈단지 조성 공약을 철회하라”라고 촉구했다.

제주도내 양돈단지의 집적화는 허 후보가 지난달 발표한 공약이었다. 10만에서 15만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양돈단지를 두 곳을 조성, 이를 통해 축산폐수와 악취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지에 대해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내용이 이달 초 TV토론회를 통해 알려지면서 오 후보 뿐만 아니라 제주녹색당 부순정 후보 측에서도 논평을 내며 비판는 하는 등 이슈화가 된 바 있다.

오 후보는 지난 23일 있었던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꺼냈다. 오 후보는 “허 후보가 양돈단지 집적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 같다”며 “제주가 갖고 있는 공유지에 조성을 하겠다는 것인데, 공유지는 중산간 쪽에 많다. 중산간 쪽은 지구단위계획 지역으로 양돈장 허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또 “발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코로나 등 감염병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집적은 최소화해야 하고 분산이 많다고 본다. 소규모 양돈농가에 대해 친환경 시설을 지원해주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24일에도 논평을 내고 토론회 ‘2차전’을 이어갔다. 신영희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는 “진심으로 중산간에 대규모 양돈단지를 건설하면 축산 폐수와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가”라며 “공공시설도 아닌 대규모 양돈단지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에 지역주민들이 동의할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또 “중산간 지역에 대규모 양돈단지를 건설하면 아무리 저감방안을 마련해도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며 “지하수 오염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양돈장은 전염병에도 취약해 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환경파괴와 주민갈등을 유발할 난개발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허 후보 측은 다른 주제로 토론회 ‘2차전’을 이어갔다. 23일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것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운동권 유물을 우려먹고 있다”며 비판한 것이다.

토론회 자리에서 오 후보는 허 후보를 향해 “공익이나 정치철학을 위해 ‘아니오’라고 말해본적이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예를 들어 저는 1987년 6월항쟁 때 호헌철폐와 독재타도 등을 외쳤다. 1993년 제주대 총학생회장 때에는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4.3특별위원회 국회 설치를 청원했다”라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며 “저도 그런 사례가 많다”고 답변했다.

허 후보 측은 이에 대해 토론회 다음날인 24일 논평을 통해 비판을 이어갔다.

허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오 후보가 운동권 출신임을 내세워 자화자찬을 이어갔다”며 “물론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운동권이 민주화에 끼친 공로는 분명히 크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 소위 운동권에 있었다는 인사들의 ‘내로남불식’ 행태를 수도 없이 목도했다. 그들의 불공정하고 비도적적이며 권위적인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했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 측은 이어 “오 후보는 자신이 운동권 출신임을 자화자찬하면서 허 후보에게는 공익을 위해 살아왔는지 대답을 강요했다”며 “토론회를 지켜보기가 불편할 정도의 무례한 언사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운동권이라는 유물을 우려먹을 생각인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