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 4.3에 찾아온 봄

[기고]제주시 자치행정과 4.3지원팀장 김형준

2022-03-29     미디어제주
제주시

지난해 12월 4.3특별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5년간 4.3희생자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4월에 4.3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생존희생자 등 우선 신청 대상자인 희생자 공고가 이루어지고, 희생자 또는 청구권자별 신청에 따른 지급 결정 후 보상금 지급을 지급하게 된다.

이에 맞춰, 행정시 4.3지원팀에서는 보상금의 원활한 신청과 지급을 위해 희생자에 대한 사전조사를 해 나가고 있다.

희생자 한분 한분의 가계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다.

민법상 상속순위에 따라 희생자의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이내의 방계혈족까지 청구권자의 범위를 그려 나가고 있다.

희생자의 가계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수많은 사연과 마주하게 된다.

일가족 모두가 희생되신 분들, 혼인하자마자 희생되신 분들, 어린 자식을 남기고 희생되신 분들, 부모를 자식을 형제자매를 잃으신 분들 등...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족들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 남은 가족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으며, 70여년의 기나긴 세월을 어떻게 견뎌 왔을까?

그 큰 아픔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 제주도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이지만 정말 슬프고 아픈 사연을 품은 섬이었다는 것을 업무를 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의 꽃말중 하나는 ‘기다림’ 이라고 한다.

보상금 지급으로 그동안의 아픔이 모두 해소될 수 없겠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지는 보상금 지급으로 4.3희생자와 유족분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번 4.3 추념식에는 4.3 희생 영령들이 좀 더 편안히 눈을 감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