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상담교사가 학생건강추진단 전문의 보조인가?”

제주도교육청, 올해부터 추진단을 정규기구로 격상 학교 현장은 “학교로 돌려보내달라”며 다른 목소리

2022-01-10     김형훈 기자
제주도교육청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한시 조직이던 ‘학생건강증진추진단’을 올해부터 정규 기구로 격상했으나, 학교 현장은 이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학생건강증진추진단은 단장을 포함해 2명의 전문의를 두고 있으며, 전문의와 별개로 전문상담 교사 7명(장학사 1명 포함)도 배치해서 활동하고 있다. 이른바 제주 도내 학생 정신건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문 상담교사 직무 훼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주교사노조는 전문상담 교사들이 본연의 역할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제주교사노조에 따르면 전문 상담교사는 민원인들에게 수백통의 치료비를 안내하거나 전문의를 동행하며 회의록을 작성하는 등 보조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문제를 삼았다. 또한 전문의가 상담한 학생을 추수상담(상담 이후에 상담자의 행동변화를 관찰하는 일)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교사노조는 “학생건강추진단에 소속된 전문 상담교사는 학생 상담보다는 각종 사업계획과 그에 따른 행정처리, 실시설계, 용역계약, 감사 및 도의회 관련 업무에 시달린다. 전문 상담교사 직무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교사노조는 “학생건강증진추진단에 배치된 교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자진 퇴직을 하기도 한다”면서 “상담교사로 배치되었음에도 상담의 전문성과 무관한 환경에서 전문의를 보조하거나 행정직원의 역할을 하는데서 오는 정체성 혼란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교사조노조는 지난해 12월 전문 상담교사들을 대상으로 전자 서명을 진행, 전문 상담교사 66명 가운데 54명이 ‘전문 상담교사 학생건강추진단 배치 반대’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제주교사노조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은 학교현장이다”며 “상담교사가 교육행정기관에서 행정업무를 보는 것은 부당하다. 전문 상담교사를 학교로 돌려보내 교사 본연의 역할을 하며 학생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