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보조 ‘정부 보증’ 없이 제주도 ‘감’으로 편성?

도의회 농수축경제위 내년 탐나는전 발행 규모 ‘도마’ 국비 지원 정부 ‘가내시’ 44억 불구 예산안엔 120억 道 “행정안전부와 업무협의 과정서 가능할 것 판단” 임정은 의원 “확정 안 된 금액 의회 심의하나” 질타

2021-11-25     이정민 기자

 

제주도가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중앙정부의 국고 보조를 통한 내년도 지역화폐(탐나는전) 발행 계획을 '문서 보증'이 아닌 '감'에 의해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25일 속행한 제400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길호) 제3차 회의 2022년도 제주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심의에서 드러났다.

제주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내년에 제주도가 계획한 탐나는전 발행 규모는 3000억원이다. 소요되는 예산은 320여억원이다.

제주도는 내년도 본예산에 국비를 포함, 227억원을 계상하고 나머지 109억원 가량은 추경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27억원은 국고 보조금이 120억원이고, 지방비가 107억원이다.

그러나 국고 보조금 120억원은 '문서로 된' 근거가 없이 제주도 자체 판단에 의해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비가 지원되고 지방비가 매칭되는 경우 정부의 '가내시'(임시 통보)를 바탕으로 예산이 짜인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내년도 탐나는전 발행을 위한 국고 보조 '가내시'는 44억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가내시'의 내년도 탐나는전 발행규모도 제주도가 계획한 3000억원이 아니라 1100억원이다. 제주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3000억원 규모의 탐나는전 발행에 따른 국고 보조금 120억원은 근거가 없이 정해진 셈이다.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중문.예래동)은 이에 대해 "국고 보조가 44억원인데 내년 예산안에는 120억원이 잡혀있다. 어떻게 이런 추계가 가능한 것이냐"고 따졌다.

25일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이에 대해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며 "가내시 문서가 온 이후 행정안전부와 업무협의를 했고 내년에 3000억원 정도 발행규모를 우리가 확보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긍정적인 답변도 받았다"고 답했다. '문서'가 아닌 말이 오가는 협의 과정에서 3000억원 발행 가능을 판단하고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예산을 짤 때 가내시나 문서로 통보 받은 금액으로 해야지, 확정도 안 된 금액을 가지고 국비 120억원을 편성했느냐"며 "도의회가 예산을 심의하라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어 "가내시 통보도 안 된 것을 예산심의에 올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중앙정부 절충으로 내년 추경에 얼마나 발행규모를 확보할지 모르지만, 이번 본예산 심의에서는 정리해야 한다고 본다. 예측으로 예산을 올린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고 질타했다.

최 국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