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사퇴 표명 시기 다소 늦어질 듯

도내 코로나19 상황 심각해 애초 11일 예정서 잠정 유보 도의회와도 일부 교감…“추이 지켜보면서 발표 시기 조율”

2021-07-09     이정민 기자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내년에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대선)를 노리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지사 직 사퇴 표명 시기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9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 복수의 관계자에 의하면 애초 11일 전후로 예상됐던 원희룡 지사의 지사 직 사퇴 표명 시기가 유보됐다. 최근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줄곧 한 자리 수를 유지하던 제주지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발생이 지난 6일부터 두 자리 수로 늘어난 데다, 8일에는 하루 동안 3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제주도도 현재 1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할 계획이다.

원희룡

이런 상황에서 원 지사가 자신의 대선 일정을 위해 지사 직 사퇴를 발표할 경우 상당한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11일로 예정했던 지사 직 사퇴 발표를 잠정 유보했다. 지사 직 사퇴 발표 시기 및 유보 등에 대해 이미 도의회 측과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원 지사는 당분간 제주 지역 코로나19 확산 저지 및 방역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도의회 임시회 기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지사 직 사퇴 표명 시기는 이달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희망오름' 포럼 발대식을 통해 고조시킨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는 점도 고려하면 지사 직 사퇴와 공식 대선 도전 선언을 마냥 늦출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의 도내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다.

여러 관계자들은 <미디어제주>와 통화 등에서 원 지사의 사퇴 표명 시기 유보에 대해 이야기하며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데 지금 사퇴하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 일단 추이를 지켜보면서 발표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8월은 늦은 감이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당헌당규 상 당내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은 대통령 선거일 전 240일부터 서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 내년 3월 9일이어서 240일 전은 오는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