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결정 무시하는 이준석, 정치인 자격 없다”

비상도민회의 논평, 이 대표 제2공항 강행 추진 발언 강력 규탄

2021-06-24     홍석준 기자
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난 23일 제주를 다녀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 제2공항을 대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이 “정치인 자격이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민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4일 관련 논평을 내고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제2공항 운운하며 투기 세력과 토건 기득권세력의 지지를 호소하던 이 대표가 또 도민 결정을 무시하며 제2공항 강행 추진을 엄호하고 나섰다”며 이준석 대표를 정조준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우선 “이 대표의 주장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엉터리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현 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국토부와 원 지사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미 세계 굴지의 항공엔지니어링 업체인 프랑스 ADPi의 용역보고서가 드러나면서 국토부와 원 지사의 주장은 거짓임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는 1500만 관광객도 버거운 상태로, 하수처리장이 포화돼 해양오염을 부추기고 있고 생활쓰레기가 증가하면서 새로 지은 일일 소각량 500톤 규모의 소각장도 턱 밑까지 쓰레기를 태우고 있으며, 새로 지은 매립장도 적정 매립량을 초과, 무리한 매립을 이어가고 있다”고 제주가 처한 현실을 진단했다.

여기에 교통 체증과 교통사고도 전국 최상위권이라는 점을 들어 “과잉관광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에서 제2공항을 짓자는 주장은 제주도민에게 쾌적한 생활을 포기하고 열악한 생활환경을 감내하며 삶의 질 추락을 견뎌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제주도가 관광객의 식민지도 아니고 이 무슨 전근대적인 발상인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비상도민회의는 “이 대표는 제2공항 강행추진 발언으로 도민사회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기본인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 대표로서 전국을 아우르는 정치적 능력과 감각이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을 얘기하기 전에 도두하수처리장부터 들려 본인의 눈과 코로 제주도의 현실을 직시하고 말을 꺼내기 바란다”면서 “생활환경 악화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도민의 삶의 질을 더 떨어뜨리겠다는 말 따위를 할 생각이라면 기후위기 시대에 도움이라도 되게 비행기 타고 멀리서 제주도를 방문하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비상도민회의는 “지역 현안으로 갈등을 부추길 시간에 본인의 차별과 혐오 논란, 각종 불공정 논란부터 걱정하고 해결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길 바란다”고 이 대표 자신부터 돌아볼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