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 추행·훈육 이유 폭력 휘두른 아빠 징역 6년

제주법원 “보호 책임 있음에도 범행…용서 못받아” 징역 12년 구형 검찰·피고인, 1심 판결 불복 항소

2021-04-23     이정민 기자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자신의 어린 딸들을 추행하고 훈육이라는 이유로 수년간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의한 강제추행,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5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8년 간의 아동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취업제한도 내려졌다.

제주지방법원.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김씨는 2019년과 2020년 6월 자신의 집에서 13세 미만인 둘째 딸의 옷 속에 손을 넣어 몸을 만지며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한 혐의다. 2015년 겨울에는 초등학생인 큰 딸을 자신의 옆에 눕도록 한 뒤 옷 속에 손을 넣어 신체를 만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가을부터 지난해 봄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 '동생(언니)과 싸운다' '심부름을 하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효자손을 이용해 딸들을 수차례 때린 혐의도 있다.

김씨는 재판에서 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아동학대(폭행)의 경우 효자손으로 1대씩 때린 적은 있지만 훈육차원에서 한 행동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또 공소사실 불특정에 의한 공소제기 무효와 검찰이 내놓은 증거도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어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를 놓고 볼 때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7년 5월께 집에서 TV를 보던 큰 딸을 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이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딸을 추행하고 훈육을 핑계로 때리며 학대했다. 지금까지도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나이와 성행,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씨 측과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검찰은 모두 이번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