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타오른 촛불 “제2공항 반대 도민결정 지켜내자”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시청 앞 촛불집회 개최 “민의 배신, 온갖 궤변‧거짓말로 도민 기만” 원희룡 지사 사퇴 요구

2021-03-20     홍석준 기자
‘제2공항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반대’로 나온 도민 결정을 지켜내기 위한 촛불집회가 20일 오후 7시부터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에서 열렸다.

지난 2018년 박근혜 탄핵 이후 2년여만에 제주시청 앞에서 다시 도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는 간단했다. 도민들 스스로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한 ‘제2공항 반대’ 결정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도민들의 결정을 뒤집으려는 원희룡 지사를 심판하기 위해 촛불을 든 시민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의자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면서 참여 인원을 99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찬식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임대표는 “2년 전 당정 협의 결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9차례에 걸친 토론회와 의견 수렴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끝장 토론에 이어 도내 9개 언론사가 주관한 도민 여론조사로 도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가 나왔는데 도대체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 거냐”고 원희룡 지사와 원 지사에게 의견 제시를 요구한 국토교통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를 겨냥해 “도민들의 위대한 결정을 배반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장본인”이라고 성토하고 나선 그는 국토부에 대해서도 “제주도가 보낸 의견은 원희룡씨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 도민 결정은 이미 내려진 만큼 이를 존중하기만 하면 된다”며 조속한 제2공항 철회 결정을 촉구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신산교회 배순옥 목사도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숨골을 다 막고 철새들도 다니지 못하고 새로운 공항을 다시 지어야 하느냐. 자연이 잘 보존돼야 관광객이 찾아오는 제주를 지켜낼 수 있다”며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도 제2공항은 필요없다고 역설했다.

이날 집회는 ‘제2공항 반대’로 결론이 난 도민 결정을 지켜내겠다는 상징적인 의식으로 ‘제2공항’이 큼지막하게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가 진행된 뒤 ‘제2공항 반대! 도민결정 사수!’ 촛불대회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제2공항

다음은 이날 발표된 촛불대회 선언문 전문.

제주의 미래를 위한 도민의 선택은 ‘제2공항 반대’다.

제주도민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국토교통부 3자가 합의한 도민여론조사에서 제2공항에 대해 ‘반대한다’라는 민의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도민여론조사 직후 국토부가 즉각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제주도민의 민의를 받들어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하는 일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희룡 지사에게 도민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지사 개인의 의견을 별도로 재차 물으며 찬성의견을 구하는 자세를 취했다.

도민의 민의를 국토부는 원희룡지사와 함께 공모하여 뒤집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는 당·정 협의 절차인 도민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반대’라는 제주도민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

국토부에게 묻는다. 촛불 민의와 공정을 거부하는 국토부는 아직도 박근혜 적폐정부 산하 부처인가?

국토부는 지금 원희룡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작당해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제2공항 강행을 추진하려고 해 ‘공정’이라는 촛불정부의 정신을 훼손하려는 민심 반역을 시도하고 있다.

제주도민의 의견수렴 결과도 인정하지 않으며 거짓·부실로 가득찬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제주도민의 민의를 무시하고 당·정 협의 결과와 문재인 대통령의 대도민 약속까지 부정하는 경거망동이다.

제주도민들은 국토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민의를 거부하는 적폐의 부활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제2공항 백지화를 열망하는 모든 제주도민은 문재인대통령, 정부여당, 그리고 도내외 정치권 모두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 문재인대통령은 대통령의 약속과 당·정 협의 결과를 거역하는 국토부의 직무유기를 즉시 시정하라.

2. 정부여당은 당·정 협의 절차에 따른 ‘제2공항 반대’라는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하여 국토부에 당·정 협의 결과 후속조치 이행을 즉시 주문하라.

3. 촛불 민의와 공정을 거부하는 국토부는 아직도 박근혜 적폐정부 산하 부처인가? 국토부는 제주도민의 민의를 존중하고 제2공항 백지화를 즉각 선언하라.

4. 민의를 배신하고 온갖 궤변과 거짓말로 도민을 기만하는 원희룡지사는 당장 지사직을 사퇴하라.

5. 제주도의회와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원지사가 당장 제주도민의 명령을 받아들이도록 엄중하게 규탄하라.

6. 제2공항은 부동산투기공항이다. 경찰은 부동산투기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

6. 제주도민은 촛불 정신과 민심의 힘으로 제2공항 백지화 그날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도민은 결정했다. 제2공항 철회하라!

2021년 3월 20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