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공항 반대 결과를 뒤집은 ‘해석의 쿠데타’ 유감

2021-03-15     미디어제주
김상범씨

지난 3월 10일,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의 입장이라는 형식을 등에 업고 결국 도민 여론에 반(反)하는 제2공항 강행이라고 국토부의 요청에 화답했다. 발표 전날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국토부를 일부러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을 볼 때-제주도 당국은 사전 교감설을 부인하고 있지만-그동안 여론조사 결과 그대로만 국토부에 전달했던 도지사께서 갑자기 강행 입장 천명이라는 무리수를 둔 데에는 혹시 국토부와 사전에 미심쩍은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나는 든다.

제주도지사가 갑자기 제2공항 강행을 천명한 요인즉, 공항 예정지 성산읍민들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는 이유다. 그러나 성산읍민 중 찬성하는 마을들은 공항 수용 마을이 아니라 주변부 마을들이다. 즉 땅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는 주변부 마을의 민심을 준용한다면 그것보다 더 많은 주변부인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준용해야 마땅하다. 지금 온 나라가 LH 투기를 반대하는 민심인 건데 공항 주변부 마을의 투기 탐욕(!)에 손을 들어주는 도지사는 우리들의 도지사가 아니다.

도민들이 간난신고 끝에 제2공항 반대라는 집단지성을 모아주었건만 이를 준용치 않고 제주도정에 떠넘기는 문재인 국토부와 또 이를 자의적인 고무줄 논리로 곡해하여 공항 추진을 밝히는 말빼록시 원희룡 도지사 모두, 서로 면피하려는 비겁한 적폐들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나는, 페북 글과 지역 언론 기고문을 통해 제주도 여당 국회의원 3인과 청와대가 이에 대한 입장을 재빠르게 분명히 밝힐 것을 콕 집어 요청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역시 비겁하게 가타부타 답이 없다.

진즉에 청와대로 화력을 모았어야 했다. 민주주의 기본을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원희룡 씨와 토호 국토부 등에 대하여 지금 LH 기강을 바로잡듯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제대로 일갈해주고 교통정리 해주어야 한다. 제주 시민사회와 전국 연대모임은 대통령을 향하여 진즉에 그리 요구했어야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지점이다.

이번 제주도지사의 자의적 해석 발표는 제주도의회와의 약속도 파기한 셈이 돼 버렸다. 연차적 반민주주의 행각이 돼 버린 것이다. 최근 KBS제주방송총국의 별도 여론조사 의뢰 결과를 보아도 공항 찬반 여부를 떠나 대략 ‘6 대 3’ 정도의 비율로 ‘제주도&도의회 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정부와 제주도가 수용해야 한다는 게 도민 여론임이 재차 확인됐다.(자세한 통계 표본은 KBS제주 홈페이지 참조) 같은 날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제2공항을 강행하라는 자의적인 성명을 발표했지만 정작 KBS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부류의 제주도민들은 ‘제주도민 전체 여론조사’결과를 수용하라는 비율이 높았다고 하니 원희룡 도지사나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입장이라는 것이 참으로 근거 박약한 입장이라는 반증이다.

제주도민들은 여론조사 집단지성으로 누차 갈등 종식을 요청했건만 상황은 일부 정치 모리배의 ‘해석의 쿠데타’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버렸다. 미얀마만이 아니라 한국의 제주도도 3.10 쿠데타로 민주주의의 위기다.

결자해지. 제발 응답하라 청와대!!! 제주도 민주당 국회의원 3인도 입장을 분명히 응답하라! 그리고 반민주주의 폭거를 끝장내도록 총사퇴 투쟁으로 응답해달라 제주도의회! 이것은 3.10 반민주주의 폭거이자 제주도민과 도의회와의 약속을 깬 독재의 천명이다. 제주도의회는 얼마나 또 발리고서야 경각하려는가? <제주도민 김상범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