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억측…재판부·언론 모두 나에게는 족쇄였다”

2009년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고인 8일 항소심 무죄 선고 후 심경 피력

2020-07-08     이정민 기자
제주지방법원은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2009년 2월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50대 남성이 항소심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박모(51)씨는 8일 오전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정 밖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 자체를 부정했다.

박씨는 이날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데 대한 심경을 묻는 말에 "처음부터 억측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모든 과정에서 재판부나 언론이나 모두 다 저한테는 족쇄 같은 존재였다"고 토로했다.

또 "내 생활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잃게끔 했고, 모든 상황들이 모두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씨는 수사기관의 부당한 수사나 강압적인 진술 유도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런 점도 없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다 그렇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의 상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 시 국가를 상대로 한 배상 요구도 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한편 박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돼 같은 달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강간 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2018년 12월 21일 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구속돼 지난해 7월 11일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며 풀려날 때까지 203일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