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오경수 개발공사 사장 사표 수리…파업 새 국면 맞을까

道 “파업 사태 책임 사의 표명” 후임 사장 인선 착수 예정 노조 “사측·제주도 신뢰하지 않지만 연락 오면 대화 할 것”

2019-12-28     이정민 기자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노동조합 전면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 오경수 사장이 사직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8일 원희룡 지사가 개발공사 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오경수 사장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오 사장의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이른 시일 내 후임 사장 인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제주시

이에 따라 새로운 사장이 선임되면 지금의 파업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개발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허준석) 측은 이미 경영진과 제주도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입장이어서 파업 사태 타결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개발공사 노조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오 사장이 '파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단체협약) 협상에서 이미 약속(합의)한 부분의 이행을 요구했고 파업 전날인 지난 26일 저녁과 27일 새벽에도 본인(경영진)들이 제시한 부분에 우리가 합의를 해줬지만 뒤집은 사람들"이라며 "어차피 오는 4월 퇴임이 예정돼 있는데 '파업 책임 사의'는 무책임한 표현"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새 사장이 오면 지금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는 "제주도에서 어떤 지침을 가지고 온다면 달라질 수 있겠느냐"고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사 사용자(경영진) 측도 그렇지만 제주도 당국도 신뢰하지 않는다"며 "상황이 여기(파업)까지 오는데 어느 누구도 노조와 접촉이 없었다. 감귤 관련 부서 주무관이 파업 전에 걱정섞인 전화 한 번 왔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파업 출정식이 월요일(오는 30일)인데 그 전에라도 제주도나 사측이 연락한다면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합의된 것도 사측 요구에 따라 다 양보하는 상황"이라며 "(행정안전부가 정한 내년 인건비 총액 상한선 4.2% 외에) 사측이 내놨던 복리후생 5.7%만이라도 지켜야 할 게 아니냐"고 역설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상태고 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삼다수는 1~2개월 가량 물량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