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학교에서 보내온 “3주에 270만원” 가정통신문

A중학교, 필리핀 일로일로 현지 체험 프로그램 진행 사설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차이 없어 학부모들 “저렴하지도 않고 학부모 위화감만 조장”

2019-10-08     김형훈 기자
제주시내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시내 A중학교가 “3주에 270만원”이라는 가정통신문을 배달해 논란을 낳고 있다.

A중학교는 필리핀에 있는 아테네오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A중학교가 자매결연을 맺은 건 지난해 5월이다. 자매결연은 필리핀 현지에 어학연수를 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A중학교는 내년초 겨울방학 기간인 1월 2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학교의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필리핀 현지에 어학연수를 보낼 계획을 잡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학교가 각 가정에 보낸 가정통신문에 따르면 자매결연 학교와 교류를 통한 교육문화 체험, 영어구사력 신장 등을 내걸고 있다. 교육 장소는 아테네오 고등학교와 GITC대학 등 2곳이다.

가정통신문을 받아본 학부모들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 270만원이 적잖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료는 별도로 부담하기에 부모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

학부모 B씨는 “액수에 놀랐다. 필리핀 현지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사설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저렴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면서 “학부모간 위화감도 생길 수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내년

그렇다면 사설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어떨까. 내년 1월과 2월에 필리핀 일로일로 현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A중학교 프로그램과 차이가 없다. 사설 교육기관 프로그램 역시 270만원으로 나와 있다.

A학교 교감은 “올해 1월에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서도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연결한 게 아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연결을 했다”며 학교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설 교육기관도 270만원이다’는 지적에 A 교감은 “오전엔 고등학교에 가서 생활을 하고, 오후에 대학을 오가는 프로그램이다”며 차별성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