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 현상’ 심각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는 구상나무의 쇠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으로, 국내에서는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등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고산 지역에 분포하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눈측백, 눈향나무, 눈잣나무, 주목 등 7대 고산 침엽수종에 대한 전국 정밀 분포도를 제작했고 739개 표본 조사지점에서 생육환경 전반에 대한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전국 31개 산지 1만2094ha에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적으로는 지리산이 5198ha로 가장 넓고 한라산이 1956ha, 설악산 1632ha, 오대산 969ha 등의 순이다.

구상나무는 6939ha에 265만본이 분포 돼 있으나 현지조사를 통한 쇠퇴도를 산출한 결과 이 중 약 33% 가량이 쇠퇴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한라산에서의 쇠퇴도가 39%로 가장 높았다.

수종별로 쇠퇴도가 높은 곳은 분비나무가 소백산에서 38%였고 가문비나무는 지리산에서 25%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전체 구상나무 고사목 중 절반 이상인 63%가 '서 있는 상태'로 고사해 생리적 스트레스 또는 경쟁으로 인한 피해로 추정했다.

한라산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온도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동시에 고산 지역의 극한 기상특성도 크게 작용해 쓰러져 죽은 고사목이 48%로 많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이 보전 및 복원을 위해 쇠퇴도, 유전적 다양성 등을 고로해 우선 복원 후보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구상나무 생육 현황은 지리산이 161만본, 한라산이 98만본, 덕유산-남덕유산이 7만본 등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