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청 현관 앞 시위대 겨냥 ‘공공질서’ 강조 논란

“경찰에서 신변보호 연락 … 국가 경찰로서 본분 완수해달라” 단식중인 김경배씨 면담 요청에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안돼”

2019-01-09     홍석준 기자
원희룡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 현관에서 연좌 농성중인 시위대와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공질서’를 강조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지난 8일 오후 도청 앞 현관에 있던 시위대를 가로질러 가면서 민원인들을 위한 통로를 막지 말아달라는 발언을 한 데 이어 도청 앞 현관 시위대에 대해 거듭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원 지사는 경찰로부터 자신에 대한 신변보호를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경찰에 자신의 신변 보호보다 국가 경찰로서의 본분을 다해줄 것을 요구, 상당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원 지사는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일부 시위대가 도청 현관을 점거하고 있어 일주일 동안 출퇴근이 참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무너진 공권력’이라는 제목의 도내 일간지 보도를 언급, 경찰에서 자신의 신변 보호를 함께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상황을 소개한 그는 “지금 제 신변 보호가 중요한 것이냐”고 반문한 뒤 “도민의 갈등 사안에 있어 도지사로서의 어려움과 위험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걱정하는 것은 저 개인의 신변보호가 아니라 제주도청을 출입하는 다수 도민과 민원인, 업무 관계자들”이라면서 “도청을 출입하는 많은 분들, 그리고 제주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공공질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국가 경찰이 본분을 정당하게 완수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청 정문 앞에서 22일째 단식 농성중인 김경배씨에 대해서는 “건강이 악화됐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며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저와 면담을 조건으로 하는 단식이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조건을 내세워 시위를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면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제주도도 이날 오후 ‘김경배씨의 도지사 면담 요청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의 도지사 면담 요구가 국토부에 조속히 검토위원회 재개를 강력히 요청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도지사에게 요구하는 등 자신으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을 전제하고 강요하는 것이라면 단순한 면담 요구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제주도는 “김씨가 요구하는 면담은 얼마든지 수용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도지사가 김씨와의 면담에 응할 경우 이후에는 단식농성을 풀고 불법 천막 또한 철거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