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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올림픽, 이제 2년밖에 안남았다
세계 환경올림픽, 이제 2년밖에 안남았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0.09.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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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진석 / 환경부 대변인

추석을 앞둔 요즘 낯설지만 반가운 손님이 미리 찾아왔다. 제주도 용천동굴에서 희귀 물고기가 발견된 것이다.

오랫동안 햇빛이 차단된 채 살아서인지 눈은 퇴화하고, 몸 색깔은 투명하다. 용천동굴이 오랜 기간 외부와 격리됐던 비공개 지역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견된 어류는 동굴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신종일 가능성이 크다.

얼마나 긴 세월을 그 안에서 버텨야 눈이 퇴화하고 색소가 없어지는 '진화'의 과정을 겪을까. 존재 자체가 수 만년 역사의 산 증거인 셈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굴성 어류로 추정하고 있는 이 물고기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케이스로, 덕분에 용천동굴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써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게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이라는 찬사에 더해 생물학적 가치까지 높아졌으니 말이다.

이는 내 후년에 제주에서 열리는 WCC를 위해서도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WCC' 즉,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자연보전분야 세계최대 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자연보전,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1996년부터 4년마다 개최하는 회의로, '환경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대규모의 국제회의이다.

2008년 창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람사르 총회의 4배 이상의 규모로 지구환경문제 전반에 걸친 논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회의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던 제4차 총회에는 179개국에서 약 7000여명이 참석했었는데, 당시 채택된 136개의 결의 및 권고사항은 국제적으로 환경정책 수립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년 12월에 열린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의 기본방향과 의제의 기초를 제공한 것은 물론이다. 제5차 제주총회는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사실 제주에서 열리는 WCC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우선 WCC 회의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만 해도 1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생태관광으로 인한 경제파급 효과, 여기에 세계 각국의 국제뉴스와 같은 방송보도의 홍보효과 등 그 가치는 8500여억원의 직.간접 경제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환경적인 효과도 경제적 효과 못지않게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1월에 서울에서 개최하는 G20회의 유치로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 유치를 통해서는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세계적인 논의를 선도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 환경외교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은 물론,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자연보전정책, 그리고 그 성과들을 국제사회에 소개하고 홍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012 WCC는 대내적으로도 우리나라 환경정책이 발전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2008 람사르 총회를 통해 국민들이 습지의 중요성을 깨달았듯이, 이번 '환경올림픽' 개최를 통해 보다 총체적이고 수준 높은 환경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세계자연유산 관리 등 자연보전정책을 선진화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자연보전정책이 '규제'위주로 흘러왔다면 이제부터는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환경을 보전하고 지키면서도 그 안에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지나쳐 버리고 깨닫지 못했던 환경의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올 추석에는 동굴 속에 살던 희귀물고기가 우리를 찾아왔지만, 내 후년에는 전 세계에서 환경전문가들과 관계자들 1만여명이 제주를 찾아온다.

'미래시대를 위한 자연보전(Conservation for New Era)'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준비를 위해 지자체와 정부,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노력까지 어느 하나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에서는 지난 5월 'WCC지원특별법'을 제정해 공포했는데, 이는 국제회의를 지원하기 위한 우리나라 첫 번째 법률사례이면서 입법부터 공포단계까지 최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내 후년 이맘때면 제주에서는 한창 WCC가 진행되고 있겠다.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자연유산에 한 번 감탄하고, 수준 높은 환경인식에 두 번 감탄하고,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뜻 깊은 결과에 세 번 감탄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바란다. <미디어제주>

<김진석 / 환경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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