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9:41 (금)
"'카풀주차장'이 있으면 '카풀'이 돼야지!"
"'카풀주차장'이 있으면 '카풀'이 돼야지!"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9.14 15:4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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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의미 퇴색된 '카풀주차장'에 대한 소고

처음부터 접근이 잘못된 듯 하다.

'애초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시책이라면 이렇게 허술한 홍보활동을 펼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약일까?

<'외로운' 카풀주차장, "제주에 그런게 있었어요?">(미디어제주 2010년 9월10일자)보도를 통해 조명됐던 카풀주차장은 적절한 후속조치가 마땅치 않아 일부 '공직자들만의 그라운드'로 전락해 버린 사례다.

앞선 기사에서 설명됐지만 개방한지 두달이 지나도록 카풀주차장의 홍보는 관련 공공기관에 공문을 보내는 것에 그쳐 일반시민들은 그런 것이 있는 것 조차 모르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현장에서 만난 카풀 이용객도 결국은 공직자였고, 그들에게서 건네들은 이야기로도 일반 시민들이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물론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 터. 그러나 가뜩이나 허리띠를 졸라 메고 있는 상황에서 근 5억여원을 투입해 조성한 사업결과 치고는 꽤나 초라하다.

결국 홍보기반부터 다시 닦아야 한다. 일단 시민들이 알아야 사용할지 말지를 결정하고, 그렇게 사용해 봐야 효율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다른 홍보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제주시의 답변을 들었으니 일단은 지켜볼 일이겠다.

그런데 홍보가 잘 된다 할지라도 이것이 과연 시민들로부터 얼마만큼의 호응을 유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봉착해서는 다시 의문이 든다.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시민들은 '카풀주차장'의 존재를 처음 듣고 '카풀을 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는 곳이구나'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카풀주차장은 공터를 내줬을 뿐이지 이렇다 할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기대를 무색케 한다.

외관상 일반 주차장보다 깔끔하게 조성했을 뿐 '이 곳은 카풀 주차장입니다'라는 입간판을 달아도 일반 공터나 주차장과 별반 다른점이 없다는 것이다.

'카풀주차장'으로서의 차별화를 모색하지 못했다. 공간을 내줬으니 카풀을 하는 것은 결국 지인들과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뭔가 알맹이가 빠진듯한 느낌이다.

실질적으로 카풀의 생활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카풀주차장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방식으로 고리를 만들겠냐고 묻는다면 이는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어설프게 시작한 카풀 시책은 범죄의 도구로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체계화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생각해보자면 카풀을 원하는 이들끼리 따로 인적사항을 등록해 회원제로 운영하는 방안, 또는 원조 카풀매니아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이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들 수 있겠다.

읍.면지역을 대상으로만 카풀제를 시행할 것이 아니라 시내권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 본다면? 특히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제주대학교의 1만여 학생들이 큰 수혜자가 되겠지 싶다.

지역 공공기관에서는 카풀 자체를 제도화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미 많은 타 지자체에서 시도중인 '카풀제'는 에너지 절감 효과는 물론 직원들간의 친목 도모 효과도 탁월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길게는 2년 가까이 운영된 타 도시에서 카풀제로 인한 불미스러운 소식이 없다는 것도 '카풀제 추진해봄직하다'는 당위성을 더한다.

카풀은 현재 제주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 아젠다 중 하나인 '녹색성장'과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치 높은 시책이다.

당장의 눈앞을 바라보고 급급한 시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 조금 멀리 보고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한다면 머지 않아 제주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나 할만큼 했소' 식이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생각해보자. <미디어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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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2010-09-18 13:51:08
도대체 어디에 위치한 건가요??
홍보도 업구...제가 관심이 업던 것일까요??ㅠ
박기자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남들보다 빠른 취재 부탁드려용 ~

근처사람 2010-09-17 23:36:48
그근처 맨날 다녀도 그 카풀 주차장인줄 한번도 몰랐네요

동네사람 2010-09-14 18:35:00
카플주차장 인근에 거주하는데
글쎄 카플 주차장이라고 아는 분은 과연 몇분이나 될런지
그저 인근 모교회의 주차장으로 알고 있는데....
일요일이면 아주 카플이 잘되고 있는 형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