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23 (금)
"국제행사 코앞인데, '고급버스' 고작 10대뿐?"
"국제행사 코앞인데, '고급버스' 고작 10대뿐?"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9.11 18:5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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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관광 '숨은 주역', 전세버스 업계의 '속앓이'
김의근-강창수 "우등버스 문제 심각"..."전세버스 아닌 관광버스"

제주관광의 '숨은 주역'이자,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인식돼 온 관광버스업.

현재 제주도내 60개 업체에 1800여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관광산업을 역동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있어 관광버스의 역할이 더없이 컸다. 관광만족도에 있어 이동수단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대한 관광제주의 관심은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관광버스업계는 주변국 경쟁 관광도시는 물론 국내 다른 관광도시보다도 밀리는 위기에 몰렸다.

과당경쟁으로 인해 서비스 질 하락을 초래하는가 하면,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소위 '우등버스'의 도입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11일 오후 2시 제주웰컴센터 웰컴홀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김승준)이 의미있는 토론회를 가졌다.

제주 관광전세버스사업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형 관광전세버스사업 발전방안 대토론회'가 바로 그것이다.

토론회는 탐라대 김의근 교수(관광경영학과)의 '제주지역 관광전세버스사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장성수 제주대 교수(관광개발학과, 관광.레저선도산업 인재양성센터장)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는 강창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김남근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정책과장, 문치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책과장, 박만혜 제주도전세버스운송조합 부이사장, 현병주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교육홍보부장 등 5명이 참여했다.

#"'우등버스' 10대 갖고 대규모 국제행사 어떻게 치러?"

기조발제에 나선 김의근 교수는 '전세버스의 선진화'를 강조했다.

"제주도 전세버스의 경우 타 시.도와 같은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접근시각의 전환 필요성을 언급한 김 교수는 "굳이 명명하자면 '전세버스'가 아닌 '관광버스'라고 불러야 한다"며 제주 전세버스 업계의 실정, 그리고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전세버스업의 선진화를 강조하면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대목은 '대규모 국제행사의 대비'다.

당장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예정돼 있는데, 이 행사에 참여하는 세계 각국의 주요인사 1만여명을 어떻게 수송할 것인가 하는 점에 따른 우려다.

주요 참가 인사들이 제주공항에 도착한 후 회의장소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까지 이동하려면 현재 제주 업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버스만으로는 역부족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 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1735대의 버스 중 앞뒤간의 간격이 넓고 편안함과 안락함을 줄 수 있는 '우등버스'는 고작 10대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 교수가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WCC 총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가 예정돼 있어, 참가자들을 효율적이고 쾌적하게 수송하기 위해서는 렌터카를 이용한 개별수송은 한계가 있어, 전세버스의 고급화를 통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에는 컨벤션센터, 특급호텔 등 회의 및 숙박 인프라는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관광교통의 중심에 있는 관광버스는 고급화에 크게 뒤쳐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물론 한대당 1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우등버스를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무리'라고 봤다.

이의 대안으로 그는 행정적 차원의 보조지원 혹은 국내 자동차 업체의 스폰서쉽으로 후원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과거 남아공월드컵 당시 우리 선수단을 수송하는 버스를 국내 자동차회사에서 후원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강창수 의원 "고가 우등버스 도입, 제주도 보조지원 방안 강구돼야"

토론자로 참석한 강창수 의원(관광학 박사)도 김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며 '우등버스 도입'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강 의원은 "우등버스의 도입을 시급하나, 현재 제주의 재정자립도가 25%에 불과해 국가의 보조를 받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의 경우 2000여명의 사업자가 종사한 전세버스업은 주요 산업 중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전세버스가 홀대 받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토론회가 끝난 후 미디어제주와의 추가 인터뷰에서, "2012년 WCC가 제주에서 열리는 1만여명이 제주를 찾는다"며 "과연 누가 이들을 운송할 것인가, 그 대안을 지금부터 조속히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주에서 운행되는 전세버스는 그야말로 '수송용'일 뿐,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수송할 수 있는 고급스런 버스는 몇대 안된다"면서 "이러한 관광버스 보유상황은 주변 중국 보다도 뒤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급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우등버스의 증편이 필요하고, 최소 100대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그는 "우등버스는 한대에 1억7000만원 가량되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보조해 주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 후, 제주도당국의 '결심'을 촉구했다.

#"전세버스가 아니라 '관광버스'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제 제주 전세버스 운송이 처한 제도적 과제에 대해 논의도 심층적으로 이뤄졌다.

김의근 교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61개 업체의 총 1819대가 있는 제주지역 전세버스의 운행형태를 살펴보면 관광을 목적으로 한 운행이 81%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현장학습 11%, 통학용 3%, 기타 5% 등 다른 용도로의 사용률은 저조했다.

하지만 전세버스는 관광교통이라는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교통수단의 개념으로 해석되고 있어 상대적인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있어 김 교수는 "외래객, MICE관광객, 단체관광객 수송을 전담하고 있는 주요 교통수단"이라고 전제한 후, "렌터카와 달리 운전기사에 의한 인적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전세버스'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관광버스'로 접근하며 당면과제를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1993년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는 등 제도가 완화되는 과정 중 과도한 경쟁과 가동률 저하, 음성적 수익구조의 문제가 속속 드러나는 등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이유로 전세버스업이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적용받는 전세버스업은 관광사업이 받을 수 있는 각종 제도적 혜택에서 배제된다"며 "대중교통으로서의 공공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버스업으로서의 제도적 지원에서도 배제된 상태"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 "제주지역의 경우 GRDP(지역총생산)의 30%를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대부분 관광전선에 뛰어드는 전세버스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관광을 주 업무로 운행하는 전세버스는 타 시.도에 비해 계절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아 연간가동률이 저조하고, 그러다보니 경영악화 일로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버스 종사자들은 등록제로 변환되면서 난립한 전세버스들로 인해 발생하는 과당경쟁, 불합리한 가격구조, 또 법제도적 지원의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있다"며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적으로 개선돼 할 부분은 전세버스업의 경영환경이라고 주장한 그는 "업체별 홈페이지나 공동 인터넷 사이트 운영, 직거래를 통한 유통경로의 다양화를 모색하는 등 마케팅 강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터무니 없이 낮은 금액의 운송요금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전세버스에 미터기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을 사례로 들었다.

지속적인 서비스 마인드 함양교육과 유니폼 착용 등의 서비스 개선도 제안했다.

#박만혜 부이사장 "왜 전세버스업만 정부지원 '제로'인가?"

패널토론에서 관광버스업계 당사자격인 박만혜 부이사장은 "전세버스 면허제가 등록제로 바뀌면서 난립한 전세버스들 때문에 과도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1993년 480여대였던 전세버스는 현대 1800여대까지 늘어났는데, 경쟁을 위한 요금 덤핑, 시장질서 문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세버스운송업을 면허제나 총량제로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총량제로 개정해야 적정 수요에 의한 적정 공급이 이뤄질 뿐더러 정비나 관리가 미흡한 영세업체의 난립을 막아 사고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가보조금에 대해서도 제주도의 보조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1993년 리터당 234원이었던 경유값은 현재 6.6배가 넘게 뛰었는데, 리터당 3km를 운행할 수 있는 전세버스의 사정상 업계 전체의 존립이 위험에 놓여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한 그는 "개인화물, 용달까지 유가보조금을 받는 마당에 전세버스업은 유독 정부의 각종 보조 지원이 전무하다"고 항변했다.

박 부이사장은 "전세버스는 세금을 안내는가"라고 반문하며, 전세버스 역시 엄연한 영업용 차량인데, 정부가 안되면 지자체에서라도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자율적으로 정하게 만든 운행요금도 '신고 요금제'로 전환돼야만 분란없이 요금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세버스의 주차장을 구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을 고려해 제주도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도 "관광사업으로의 전환 검토해 보겠다"

토론자로 나섰다가 '답변'을 해야 할 위치에 놓이게 된 문치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책과장은 전세버스 운송업이 관광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김남근 제주도 교통정책과장도 서비스 지원 문제는 물론 주차장 문제 등도 시외버스 터미널이나 제주공항과의 협의를 통해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현병주 부장은 전세버스와 관련한 법.제도 개선을 통해 사업자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개회식에서 김승준 이사장은 "60개 전세버스 업체에서는 제주관광산업 최일선의 역군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관광객들에게 최상의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세버스 운송사업을 관광사업으로서의 인식이 결여돼 있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많은 관광버스업 종사자들이 참석해 이날 토론회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를 보여줬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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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네 2010-09-12 18:47:44
제주컨벤션센터에는 5천명도 수용할 수 없다는데 회의 참석자가 1만명이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회의장 증축이 아니겠어???
우등버스가 중요한 건지, 아니면 회의장이 중요한 건지는 초딩도 알겠네.

웃기네 2010-09-12 18:46:04
우등버스로 모셔야 할 VIP라면 당연히 항공기도 최첨단 대형기라야 하지 않나???
제주항공 소속의 항공기는 비좁은데 2012년 회의참석자를 위해 초대형 항공기종으로 바꿔야겠네. 비용은 제주도민의 혈세로 하고.

웃기네 2010-09-12 18:43:59
현재 제주도에는 우등버스가 10대밖에 없어서 2012년 세계환경회의를 치룰수가 없다고???
우등버스가 모자라면 육지에서 빌리면 되는 거지, 한차례 회의참석자를 위해 비싼 우등버스를 들일 필요는 없다.

로그인 2010-09-12 18: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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