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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400여 명 고교 떠나..."교육청은 손 놨나?"
해마다 400여 명 고교 떠나..."교육청은 손 놨나?"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9.07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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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교육청, 학업중단 학생 원인 분석-대책 마련 '미흡'

제주에서 해마다 약 400명의 청소년들이 고등학교 떠나 '학업중단 학생'으로 분류되면서 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이나 대책 마련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이 학업을 제대로 마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교육당국이 학업중단 학생들에게서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업중단 학생의 수는 지난 2006년 342명, 2007년 393명, 2008년 462명, 지난해 438명으로 집계됐다.

학업중단 학생은 △가정 △질병 △품행 △학교 부적응 △기타(해외 유학, 검정고시) 등 크게 다섯가지로 나눠진다.

학업중단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아 오게끔 만들기 위해 제주도교육청도 나름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학업중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생활 적응 프로그램'을 해마다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에게 학교생활 적응 교육을 통해 학업성취 의욕을 북돋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과정을 수료한 청소년들은 해당 학교로 재입학하게 되고, 교육이 끝난 뒤에도 '케어-멘토링 사업'에 멘티(조언을 받는 사람)로 참여한다.

그러나 프로그램 참여 청소년 수는 학업중단 학생 전체의 수에 비해 매우 적다.

지난 8월 운영됐던 프로그램에는 16명이, 지난 2월 프로그램에는 45명이 참여했다. 2월 프로그램의 경우 60명이 신청했으나, 15명이 불참해 45명만이 참여한 경우다.

한해 동안 약 400명에 가까운 학업중단 학생 중에서 약 60명의 학생만이 학교생활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셈이다.

학교생활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 학생이 반드시 학교에 재입학한다는 보장도 없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적응 프로그램을 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해도 재입학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업중단 학생 외에 잠재되어 있는 학업중단 '위기' 학생도 골치"라며 "학생 안전통합 서비스인 '위센터'를 통해 상담도 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과 연계 치료도 하는 등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 수가 줄지 않는다"고 난색을 표했다.

# 대안학교도 '대안' 안돼

학업중단 학생에게 정규 학교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대안교육시설'도 아직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다.

현재 전국에는 약 200여 개의 대안학교가 설립돼 운영 중에 있다. 이들 대안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학업중단 학생수는 약 3000명.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학업중단 학생은 9만5323명.

학업중단 학생에 비해 대안학교의 수용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제주에서는 제주도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는 단 1곳에 불과하고, 다른 1곳이 미인가 학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대안학교가 추가로 설립된다고 해도 학업중단 학생들이 과연 대안학교를 다닐지는 의문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에 대안학교를 설립해도 지역 특성상 '누구네 아들이 대안학교 갔더라' 식의 인식 때문에 대안학교에 가려는 학생이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더구나 한달에 7~80만원 하는 학비도 학부모들에게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학교가 학업중단 학생들로 하여금 '대안'이 될 수 있는 방안과,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가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함께 학업중단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릴 수 있는, 학생들의 학업 욕구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 마련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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