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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소리' 하려거든, '이들'을 주목하라"
"'우는 소리' 하려거든, '이들'을 주목하라"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9.03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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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여성장애인밴드'를 통해 엿본 삶의 여유와 열정

장애란 어떤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사고로 다리를 절거나, 뇌에 이상이 생겨 사고능력이 떨어지거나...이런 경우를 우리는 장애라는 범주안에 포함시킨다.

최근 이같은 장애인들을 만날 기회가 부쩍 늘었다. 어깨너머로라도 보고 듣는게 있는지라 그들의 애환과 어려움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참 인상 깊은 것은 그들은 왠만해서는 얼굴을 굳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대표성을 띄는 이들이 아니라도 항상 생글거리는 밝은 표정으로 일관한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으나 적어도 내가 직접 만난 사람들은 그랬다.

이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겠지만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장애의 근복적인 단어 풀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물음마저 떠올랐다.

특히 이번에 만난 '여성장애인밴드'의 유쾌함과 삶을 위한 열정은 단연 백미였다.

글솜씨가 모자라 이들의 그 '대단한 도전'을 제대로 표현해내지는 못했지만 한 단계 건너 들은 이야기도 한 편의 '휴먼 스토리'였다.

밴드에 문외한인 남자 연예인들이 직접 악기를 배워가며 무대에 나서는 TV의 모 예능프로그램. "그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똑같더라"라던 한 멤버의 이야기가 꼭 그랬다.

악보 한줄 읽을 줄 몰라 이론교육에 한참의 시간을 투자하고, 연습할 장소가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일쑤다.

기타리스트는 기타 코드를 4개밖에 모르고, 보컬은 마이크를 처음 잡아보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다.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고 서있는 이들에게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런거구나' 라는 교훈을 새삼 얻는다.

많은 사건들이 신문지면을 가득 메운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유독 자살 사고가 느는 것이 눈에 띈다.

사는게 뭐가 그리 퍽퍽했기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라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장애인들의 치열한 삶과 비교하면 괜히 부끄러운 마음이 일기도 한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은 분명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딛고 선 것이다. 그들의 여유로운 미소는 그냥 나온게 아니다.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 있는 소리를 또 한번 읊는다. 적어도 이들보다 삶이 고되고 처지가 궁하지 않다면, 한번쯤은 여유를 갖고 생활을 되돌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미디어제주>


<박성우 기자/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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