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이상한 룰', "너희들 패(牌) 먼저 보여라"
'이상한 룰', "너희들 패(牌) 먼저 보여라"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09.03 11:20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논단] 해군기지 갈등해소 우 도정은 왜 '카드' 안꺼내나

제주해군기지 갈등해소에 대한 민선 5기 제주도정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동안 갈등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수없이 천명됐지만, 갈등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안 내지 도정의 확고한 입장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확실한 패(牌)를 쥐고 있지 않은 때문인지, 아니면 결정적 순간에 사용할 마지막 카드로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민선 5기 도정 출범 두달이 지나도록 실체적 방향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해군기지 건설 갈등해소 특별위원회'의 첫 업무보고에서 표출된 의원들의 시각도 바로 이러한 상황에 기인하고 있다.

해군기지 갈등문제 해결방안과 관련한 제주도당국의 입장은 '대원칙'만 제시한채 두달이상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7월1일 도정이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우근민 제주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해군기지 문제로 인한 강정마을의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며 강정마을 주민들, 제주도민, 국방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일방의 맹목적인 양보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합리적인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달이 지난 시점까지 이 '대원칙'적인 천명에서 문제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거듭 '중재자'의 역할만 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실체적 행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해군기지 갈등문제가 돌파구를 찾으려는 부단한 움직임 속에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은, 제주도당국이 '중심'에 섰다기 보다는 외적 환경에 의한 것이다.

즉, 지난달 17일 해군기지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조건부 수용' 제안을 한 것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제주도의회가 해군기지 갈등해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나선 것도 대화국면을 주도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제안내용에 대한 공식적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앞으로 갈등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 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앵무새와 같은 '중재자 역할론'만 반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와 도의회가 역할이 바뀐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도의회는 지난달 2일 제주도와 가진 정책협의회에서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해군기지 갈등해소 특위를 구성하고, 그리고 특위 활동 목표를 갈등해소 프로그램 운영 및 해군기지 건설 지역주민에 대한 적정한 보상대책 마련 등을 제시하고 있다.

도당국은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며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만 하고 있고, 도의회가 거꾸로 집행부 성격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열린 첫 업무보고에서 도의회 특위 의원들은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책을 하고 나섰다.

의원들이 지적한 사항은 크게 3가지.

우선 정책협의회를 통해 합의한 '해군기지 공사중지 요청'이 아직까지 문서 전달이 되지 않고 있는 문제다.

두번째로는 제주도정이 해군기지 갈등해소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도 이에따른 구체적 추진일정 등의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문제다.

세번째로는 강정마을의 '조건부 수용' 제안에 대한 수용여부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과 함께, 제주도정이 진정성있게 갈등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해군의 일방적 추진에 제동을 걸기 위한 제주도의 '권한'에 대한 사전 파악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제주도당국은 '말로는' 거창하게 중재자니, 뭐니 하면서도 정작 갈등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황인평 부지사는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강정마을 조건부 수용 제안에 대해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밝혔다. 수용하겠다, 말겠다는 언급도 없었다.

미리 목표를 정하거나 선입견을 갖지 않고 추진하는 한편, 신중에 신중을 기해 균형감각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겠고, 도의회와 의논하고 폭넓은 도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강정마을 제안을 투명성과 진정성을 갖고 처리해 나가겠다고는 말하면서도, 투명성과 진정성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함을 드러냈다.

현우범 위원장까지 나서 '로드맵'을 만들지 않는 이유를 계속해서 추궁하자, 황 부지사는 "중재자 역할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도의회와 협의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명 고스톱에서 자신이 패를 던져야 할 차례가 왔는데도, 패는 던지지 않고 옆 사람에게 패를 보여주면 던져야 할 패를 결정하겠다고 우기고 있는 꼴이다.

이러한 제주도 입장에 대해 말들이 많다. 도의회 내부에서도 도당국의 입장에 비판적 시각이 표출되고 있다.

정말 던질 패가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어떤 패를 던져야 할지 결정이 안되어서 그런건지, 해군기지 갈등해소 문제에 대한 제주도당국의 입장은 도대체 무엇인가?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아구덥다 더워 2010-09-04 12:53:32
여기에 왠 신씨? 그러니 우씨 덜거지들 욕들지.제주도민인게 넘 부끄럽다. 한사람때문 무슨 망신인가

제주도민 2010-09-03 23:21:10
댓글쓰시는양반들 잘들보새요
신씨때문애 뭘할쑤가 있나요
귀신은뭐햄쑤가........그사람안..........

아이고 답답한 글 다 보네 2010-09-03 19:46:02
내참~
패는 무슨 패꽈게 다 꽝~이주
원래부터가 패가 어서마씸
그냥 다른 사람이 다 해노면
"내가 했소"
뻔 한거 아니우꽈게 ㅋ
"내가 중재자 넘 넘 멋지게 잘해서 되었소.."
나중에 가면 그렇게 헐꺼주게마씸

개패 2010-09-03 14:39:40
헛패 잡고서 남이 좋은 패 내놓으면 같은 생각이라며 무임승차 하려는 속셈 아니시우

참 나원 2010-09-03 13:13:37
남의 패보면서 하려는 사람이 제일 나쁜 사람.
싸는 한이 있더라도 던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