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공직 입문, 벌써 일년
공직 입문, 벌써 일년
  • 김은혜
  • 승인 2010.08.26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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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은혜 / 서귀포시 남원읍사무소

8월의 막바지인데도 여전히 더운 날씨에 부채질을 하며 모니터를 보고 있는데 우리읍에 배치된 실무수습생이라며 소개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돌아보니 4명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느 인기가요 제목과도 같은 '벌써 일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긴장되고 설레는 맘으로 수습을 시작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6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시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지방행정서기보가 되었다.

작년 9월 우리동네 동사무소에서 수습을 시작할 때는 감귤열매솎기가 한창이어서 수습발령 받은 다음날부터 감귤열매솎기 일손돕기에 나섰다.

사무실안에서 민원인들을 대하며 일하는 모습을 상상했던 나에게 땡볕에 열매솎기하는 것이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지쳐서 나무그늘에 앉아있는 나에게 계장님은 밭에서 일하려고 공무원시험을 본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일도 해야 하고 공무원생활을 하다보면 책상에만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1년을 돌아보면 거리청소도 많이 하고 이번에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도 도로변 정비를 하는 등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일손을 돕는 일도 공무원이 해야하는 중요한 일 중에 하나 인 듯 하다.

열매솎기를 하며 9월을 보내고 10월에는 동기생들과 한달간 교육을 받았다. 실무교육도 받고 선배 공무원들의 좋은 강의도 들었다. 동기생들과 함께한 올레길 걷기와 거문오름탐방은 지금도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는 추억이 되었다.

올해 1월달에는 남원읍사무소로 발령이 났고 지역특화담당부서와 민원담당부서를 거쳐 지금은 산업담당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년동안 동사무소와 읍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여러부서를 거치는 동안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만큼 배울 점도 많았던 시간이었다.

업무와 공직생활에 대해서 배우기에는 일년은 길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일년, 일년이 모여 발전된 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

이제 수습을 시작한 수습생들은 일년전의 나처럼 많이 낯설고 긴장되겠지만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의 나처럼 벌써 일년이란 말을 떠올릴 것이다. 나 또한 일년이 지난 후, 현재보다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지금을 추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은혜 / 서귀포시 남원읍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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