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1:14 (금)
열대지방의 새가 제주에 왜?...'기후변화' 때문?
열대지방의 새가 제주에 왜?...'기후변화' 때문?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08.24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 19종 조류 '기후변화' 연관성 제기
"새들이 한라산 꼭대기로 이동했다?"

제주의 최근 조류상을 연구한 결과 푸른날개팔색조를 비롯한 19종의 새가 기후변화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사단법인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는 최근 '제주조류도감'을 작성하면서, 제주도의 최근 조류상을 분석했다.

이 결과 푸른날개팔색조를 비롯한 19종이 기후변화와 관련 가능성이 있는 종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북방성 조류인 흰부리아비, 혹고니, 재때까치, 검은등사막딱새 등 4종이 관찰됐다.

또 푸른날개팔색조, 파랑딱새, 녹색비둘기, 검은이마직박구리, 밤색날개뻐꾸기, 부채꼬리바위딱새, 홍비둘기, 분홍찌르레기, 붉은부리찌르레기, 에위니아제비갈매기, 큰군함조, 군함조, 물꿩, 흰배슴새, 갈색얼가니새 등 총 15종의 남방성 조류도 확인됐다.

혹고니와 흰부리아비 등 4종은 우리나라 중부 이상의 지역에서 겨울에 간혹 관찰되는 북방종이다.

푸른날개팔색조를 비롯한 나머지 15종은 열대 및 아열대성 조류인 남방종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박찬열 박사는 "기후변화 관련 가능성이 높은 19종은 태풍이나 폭풍 등 기상적인 요인과 관계없이 분포권이 아닌 지역의 조류가 출현하는 경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6년 갈색얼가니새를 비롯해 지난해 관찰된 푸른날개팔색조, 검은이마직박구리, 3-4년 전부터 꾸준히 관찰되는 녹색비둘기, 특히 물꿩이나 붉은부리찌르레기의 번식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번식 사례로 기록되면서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미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장은 "앞으로 열대 아열대성 조류가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새들이 한라산 꼭대기로 이동?"

한편 이 두 기관이 한라산의 고도별 조류분포를 조사한 결과 새들이 한라산 꼭대기쪽으로 수직분포되는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100m 고도별 조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박색, 직박구리, 큰부리까마귀 등의 수직분포 이동이 관찰됐는데, 이는 기후변화 요인 보다는 인간행위에 의한 에스컬레이터 효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찬열 박사는 "현재 한라산에서 고도 상승하는 조류 중 직박구리와 큰부리까마귀는 잔달래산장, 백록담 정상 등 취식 장소 부근에 다수 분포하고 있었고, 등산객에 의한 음식물 찌꺼기가 이 두 조류가 정상까지 분포하도록 하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3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세계산림과학대회 둘째날인 24일 '기후변화 세션'에서 발표됐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